원래 가족이었던 것처럼…펭돌이가 낯선 사람을 덜컥 따라온 이유 [함께할개]
2024-02-02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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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 드라이기 소리 거부감 없는 상위 10% 고양이
추운 겨울밤, 살기 위해 스스로 사람을 따라나선 펭돌이가 가족을 찾고 있다.
지난 1일 고양이 입양 홍보 단체 '묘생길' 인스타그램에 펭돌이의 사연이 올라왔다.
펭돌이는 지난달 17일 눈비가 내리던 밤 구조자 부부 앞에 나타났다. 펭돌이는 오랜 시간 구조자 부부를 지켜봐 온 것처럼 경계심도 없이 부부에게 다가왔다.
편의점에 다녀오던 구조자를 따라온 펭돌이는 아파트 공동 현관문 안까지 겁 없이 들어왔다. 구조자는 경비원의 눈을 피해 다시 펭돌이를 밖으로 내보내려 했지만 펭돌이는 의자 아래에 숨어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펭돌이는 구조자 부부가 잠시 자리를 비운 뒤 다시 돌아올 때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어 구조자 부부가 엘리베이터에 올라타자 펭돌이도 재빨리 따라 들어왔다.
펭돌이는 원래 자기 집이었던 것처럼 구조자 부부의 집 안까지 들어왔다. 입고 있던 외투를 벗어 바닥에 깔아주자 자연스럽게 그 위로 올라가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
물만 챙겨주고 다시 내보내려 했던 구조자 부부는 그렇게 펭돌이와 함께 살게 됐다. 하지만 이들 부부는 이미 두 마리의 아픈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어 펭돌이까지 입양하기엔 역부족이다.
구조자는 "사람을 너무 좋아하고 실내를 익숙해하는 게 유기묘 혹은 방사된 아이 같았다. 다시 밖으로 내보내면 나쁜 사람들한테 해코지당하거나 추운 겨울을 이겨내지 못할 것 같아 남편과 고민 끝에 임시 보호하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태어난 지 7개월로 추정되는 펭돌이는 남자아이다. 건강 상태는 전체적으로 양호하나 잇몸 상태가 좋지 않아 관리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자에 따르면 펭돌이는 "상위 10% 고양이"다. 펭돌이는 아직 힘이 넘칠 나이지만 아직 한 번도 사고를 치지 않았다. 또 집안 물건을 함부로 건들거나 훼손하지 않는 얌전한 성격의 고양이다. 애교가 많지만 귀찮게 할 정도로 과하거나 시끄럽지도 않다.
특히 펭돌이는 목욕이나 드라이기 소리를 무서워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10마리 중 9마리가 목욕을 극도로 두려워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펭돌이는 상위 10% 고양이가 확실하다.
펭돌이에 관한 입양 문의는 인스타그램 계정 @cat_azit_load로 하면 된다.
구조자가 희망하는 입양 조건은 다음과 같다. ▲펭돌이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가족으로 받아줄 제일 중요한 책임감 있는 사람 ▲펭돌이의 병원비와 각종 용품(스크래쳐, 캣타워 등)을 지불할 수 있는 경제력을 가진 사람 ▲마당냥이, 산책냥이, 베란다냥이 등 목적으로 입양 불가 ▲온 가족의 동의 필수(고양이 알레르기 없으신 분 선호) ▲가끔 SNS나 메신저를 통해 펭돌이의 소식을 전해주실 분 ▲직업 특성상 혹은 기타 이유로 장시간 집을 비울 시 입양 불가 ▲기초 검사, 키트, 접종, 중성화 등 초기 필요 비용은 임보자가 전액 지불합니다. 대신 임보자가 결제를 해놓은 병원에서 접종과 중성화 가능하신 분을 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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