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 썼다. 풍이형이 달려왔다” 주호민 울컥
2024-02-01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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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교사 유죄 선고 받은 날, 생방송
웹툰작가 주호민이 오랜만에 직접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1일 밤 9시부터 주호민은 트위치에서 생방송을 진행했다.
이날은 주호민의 발달장애 아들을 가르쳤던 특수교사가 1심 재판에서 유죄를 선고 받은 날이다.
거의 6개월 만에 방송을 켠 주호민은 "오랜만이다. 잠 잘 자고 밥 잘 먹는다. 가족들도 건강하게 잘 지낸다"며 입을 열었다.
그는 "재판 끝나고 여러 언론사에서 인터뷰 요청이 왔지만, 시간 제한 없이 맘껏 얘기하고 싶어서 개인 방송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어 특수교사 관련 사건 이야기를 시작했다. 먼저 재판에 대해 언급했다.
※ 이하 기사 본문에 서술된 주호민 씨 발언은 본인이 트위치 생방송에서 한 말을 그대로 썼음을 밝혀드립니다. 특히 단어, 표현은 주호민 씨가 직접 말한 것을 옮겨 적었습니다. 다만 비슷한 내용의 말이 너무 길거나 섞이거나 여러 번 반복된 경우 따로 발언한 여러 말을 하나의 따옴표 안에 정리해 넣어 적은 부분은 있습니다. 그럼에도 아예 동떨어진 내용의 발언을 한 문장으로 묶은 경우는 없습니다. 중간 발언을 기사에서 자체적으로 생략한 경우 또한 없습니다. 기사에서 서술한 문장 속 괄호 안 표현은 주호민 씨 발언의 문맥상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덧붙였습니다. 주호민 씨 방송 영상은 유튜브 채널 '주호민'에 게재돼 있습니다.
주호민은 "아직 판결문을 받아보진 못했다. 탄원서 등을 참작해 선고를 유예하고 벌금을 200만 원 선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취업제한은 따로 없다. 원래 구형은 더 센 거였다. 징역 10개월에 취업제한 3년이었다. 형량에 대해서 왈가왈부할 생각은 없다"고 덧붙였다.
주호민은 사건을 처음 인지한 때부터 그간 겪은 일과 자신의 생각에 대해 조목조목 말했다.
주호민은 "우리 아이를 향해 특수학교를 가라는 말이 많던데, 가고 싶다고 갈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주호민은 자신은 이 일에 대해 처음엔 자세히 알지 못했으며, 거의 아내에게 (초반에는) 처리를 맡겨뒀었다고 주장했다.
주호민은 "2022년 9월 자던 중에 아내가 새벽 5시에 깨우더라. 아들이 학교에서 안 좋은 일을 겪고 있는 거 같아서 녹음기를 넣었었다더라. 그때는 별로 중요하게 생각을 안했다"고 털어놨다.
주호민 주장에 따르면 그는 촬영에 참석해야 해서, 아내와 처남이 학교에 가서 교장을 만났다. 하지만 교장은 녹음 청취를 거절했다.
그는 "이후 변호사들과 전화 상담을 한 것 뿐인데, 보도에는 호화 변호인단 5명을 선임했었다고 쓰여졌다"며 억울해했다.
주호민은 아들이 교실에서 바지를 내렸던 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아들이) 원래 학급에서 안 좋은 행동을 했다. 다른 여학생이 있는데, 그 여학생 보라고 내린 건 아니고 얘가 바지를 내렸는데 걔(여학생)가 봤어. 그래가지고 (여학생이) '으악!' 했지. 그래가지고 여학생 아버지가 대노하셔가지고 빨리 다른 반으로 보내라고 하신 거죠. 기사가 너무 와전이 됐다. 얘가 바지를 내린 걸 그 여학생이 본 건데, 얘가 바지를 내려서 여학생 얼굴에다 들이대고 막 흔들었다는 거야. 무슨 성추행범처럼. 얘가 2학년이고 자폐아라서 4살 정도의 지능이다 보니까 그런 요상한 행동을 할 수 있는데 그거를 무슨 목적범처럼 이 행동을 해서 얘가 이런 걸 느꼈으면 좋겠다 이런 게 있어야 추행인데 그거를 무슨 막 성에 매몰된 짐승같이 묘사를 하드라고. 아무튼 잘못은 잘못이죠, 당연히 잘못이야. 그래서 자리를 마련해주셨어, 여학생 부모님께 사과하는 자리를"이라고 했다.
주호민 발언의 취지는 자신의 아이가 바지를 내린 행동에는 성적 추행의 고의가 없었으며, 그걸 여학생이 '우연히' 보게 됐음을 설명하고자 했던 걸로 보인다.
주호민은 아동학대로 고소된 사건 중 실제로 기소까지 되는 건 1.6%라는 한 기사 캡처본을 보여주면서 "기소가 됐을 정도면 혐의가 있다는 거 아니냐. (고소 이후) 우리가 한 거는 경찰에 녹음파일 낸 게 전부다. '제발 기소해주세요' 그런 적도 없다"고 했다.
그는 처음 기사가 보도된 날을 떠올리며 "촬영 중 담당자가 나한테 와서 그 일에 관해 말을 꺼내길래 '딱히 할말 없는데요'라고 답했다. '아, 교사가 막말해서 재판 중인거?' 그냥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주호민은 "당시 서이초 사건하고 엮이면서 (더욱) 우리가 갑질 부모가 되고(갑질 부모로 비춰지고) 모든 분노가 우리를 향했다. 그때 나는 아내를 비난했다. 왜 이렇게 일을 키웠냐고. 지금 생각하면 후회된다. 나는 선생님과 학부모가 카톡을 주고 받을 수 있다는 것도 몰랐다"고 말했다.
주호민은 극단적 선택도 생각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유서를 쓰고 있었다. OOO도(극단적 선택 관련 보도 지침상 해당 물건은 익명 처리합니다) 사서. 근데 갑자기 풍이형(웹툰작가 김풍)이 생각났다. 풍이형 목소리가 듣고싶어서 전화를 했다. 목소리를 듣는 순간 엉엉 울었다. 풍이형이 '야야야 가만있어. 나 지금 갈게. 가만있어' 그러면서 달려왔다"고 전하며 눈물을 훔치는 듯 티슈로 눈을 닦아내는 제스처를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