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 속도를 1/4로 늦춘다고?…요즘 SNS에서 대유행하는 '저속노화밥' 정체
2024-02-01 15:15
add remove print link
한국식 MIND 식단, 지중해식+전통 한국 밥상
최근 네티즌들 사이에서 유행 중인 건강 식단
건강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요즘 떠오르는 '저속노화밥'을 알고 있을 것이다. 저속노화밥은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가 신경 퇴행성 지연 다이어트를 위해 제안한 한국식 MIND 식단이다. 정 교수가 이 식단을 본인의 'X'(옛 트위터)에 올리며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저마다의 저속노화식단을 인증하는 바람이 불고 있다. 저속노화밥은 어떤 식단이며 얼마나 좋은 효과를 지니고 있을까.
정 교수가 제안한 '한국식 MIND' 식단은 쉽게 말해 우리나라 전통적인 서민의 식사와 비슷하다.
정 교수에 따르면 먹고 싶은 대로 먹는 사람이 10년 늙을 때 MIND 식단을 유지한 사람은 2.5년만 늙는다는 사실이 연구로 밝혀졌다.
MIND 식단이란 지중해 식사의 개념과 고혈압 예방을 위한 식이요법 DASH 식사의 장점만 모은 것이다. DASH 식사란 낮은 당지수의 복합탄수화물 통곡물과 콩 등을 주요 칼로리와 단백질원으로 삼는 식단이다. 여기에 치즈, 붉은 고기를 줄이고 채소와 달지 않은 과일을 많이 먹는 지중해식 식단을 결합하면 MIND 식단이 완성된다.
정 교수표 '한국식 MIND 식단'은 부담 없는 가성비 식단으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그는 "밥이나 면 대신 렌틸, 귀리, 현미, 백미를 혼합한 밥을 만들고 반찬으로는 나물이나 채소, 약간의 동물성 단백질을 먹기만 하면 된다. 근육을 키우기에 단백질 함량도 전혀 부족하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6개월째 해당 식단을 실천하고 있다는 정 교수는 "미미하지만 확실히 느껴지는 효과가 브레인포그(머리에 안개가 낀 듯 몽롱한 증상) 현상의 감소다. 주중에는 어쩔 수 없이 조금씩 식단이 틀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주말에는 철저히 이를 따르고 있다. 이렇게 실천해 보면 주말이 지나는 동안 부종이 빠지고 머리가 맑아져서 월요일을 상쾌하게 시작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보리, 콩, 현미로 밥을 지어 채소와 된장, 생선, 달걀, 고기를 먹는 전통적인 한국식 식사가 이미 정 교수의 MIND 식단과 상당히 비슷한 셈이다.
MIND 밥을 만드는 법은 다음과 같다. 렌틸콩과 귀리, 현미, 백미를 4:2:2:2 비율로 혼합해 저온조리기(슬로쿠커)로 만든다. 여기에 달걀프라이, 간장을 조금 넣은 두부 된장국, 밑반찬을 곁들이는 소박한 한 끼다. 이렇게 만든 한 끼의 단가는 1500원도 들지 않지만 영양분 균형과 미네랄, 비타민까지 완벽하다.
정 교수는 "당 지수가 낮아서 이 밥을 먹고 나면 몇 시간이 지나도 허기를 느끼지 않게 된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MIND 식단을 먹는다고 인지 능력이 향상하고 건강이 몰라보게 달라진다는 보장은 없다. 공들여 건강 밥상을 차려 먹은 뒤 초가공·초기호 식품을 맘껏 먹는다면 큰 효과가 없다.
이를 위해 정 교수는 항노화 생활 습관을 기를 것을 추천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단순 당, 정제 곡물이 든 빵, 흰밥, 국수, 트랜스지방이 든 식품을 먹는 것은 노화의 속도를 네 배나 부추기는 것이다.
다만 MIND 식단이 모든 사람에게 좋은 것은 아니다. 소화력이 좋지 않다면 귀리나 현미를 24시간 불린 뒤 밥을 짓거나 백미에 렌틸콩을 조금씩 섞어가며 점차 적응하는 것도 방법이다. 또 노인이나 노쇠하거나 근감소증을 앓는 사람, 소화기계가 불편한 사람, 악액질(전신 쇠약)을 앓는 사람에게는 부적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