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서 만난 여자가 자기 이상형이라고 연락했습니다” 글에 비난 폭주 (이유)

2024-01-29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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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꾼들 “연락한 사람 인격 작살내네” 맹비난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로 제작한 AI 이미지.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로 제작한 AI 이미지.

중고 거래로 만난 여성에게 받은 구애 쪽지를 온라인에 까발린 남성이 누리꾼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29일 직장인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당근마켓으로 연락와서 내가 이상형이래'라는 득의양양한 글이 올라왔다.

'새회사' 소속임을 인증한 글쓴이 A 씨는 "며칠 전에 안 쓰는 맥북이 먼지만 쌓이는 게 너무 아까워 (인터넷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으로 팔았다"며 "여성분이 브이로그 영상 편집한다고 구매하셨다"며 사연을 꺼냈다. 블라인드는 사용자가 직원 수 100명 미만인 기업에 소속된 경우 익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소속을 새회사로 표기하고 있다.

그는 "오늘 당근 톡(당근마켓의 채팅 기능)이 와 있길래 설마 '환불해 달라고 그러시나' 싶어 확인해보니 환불 얘기는 없고 엄청 긴 장문으로 내게 호감을 표시하셨다"며 "당황스럽지만 기분은 좋다"고 뽐(?)냈다.

A 씨는 그러면서 해당 여성 B씨가 보낸 당근 톡 내용을 블라인드에 적나라하게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29살로 인천공항에서 근무하며 나름 열심히 살았다는 B씨는 "얼마 전에 맥북 구매했던 구매자인데 대화를 보낼까 말까 며칠을 고민하다 계속 생각나서 당근 톡을 드리게 됐다"며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이어 "(A 씨가) 너무 제 이상형이셔서 알고 지내고 싶다. 제가 키가 커서 키 큰 남자가 이상형인데 판매자님 키도 크시고 비율도 너무 좋으시다"며 "처음 약속 장소에서 만날 때 모델인가 싶었다. 무엇보다 너무 잘 생기셨다"고 극호감을 표시했다.

또한 "처음 만났을 때 제가 맥북 사용법을 잘 몰라 알려달라고 했는데 사실 옆에 앉아서 알려주시는 거 리액션만 하고 (A 씨) 얼굴을 뚫어지게 봤다"고 고백하면서 "피부도 좋으시고 너무 제 이상형이셔서 용기 내 톡 드렸는데 불쾌하셨다면 너무 죄송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적도 처음이라 너무 떨리는데 저는 이상한 사람이 아니다"면서 "진짜 용기 안 내면 영영 놓칠 것 같아 (톡을 보냈다)"라고 구슬픈 음조로 절절한 애정 표현을 했다. 그러나 돌아온 건 A 씨의 무매너였다.

인천국제공항 자료 사진. / 뉴스1
인천국제공항 자료 사진. / 뉴스1

인천공항에서 근무한다는 B 씨가 항공사 지상직 직원인지 인천국제공항공사 소속인지 등은 알 수 없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A 씨에게 집중포화를 날렸다. 상대가 용기 내 호감을 드러냈는데 '29살', '인천공항' 등 신상 정보를 포함한 메시지 전문 전체를 공개한 건 무례하다는 질책이었다.

이들은 "이기적이면서도 잔인하다", "(해당 여성을) 개무시하는 거다", "나이랑 근무하는 곳 올리면 뭐 하자는 거냐", "당사자는 기분이 어떻겠냐", "연락한 사람 인격 작살내네", "최근에 맥북 구매 + 나이 + 직장 깠으면 그 업종 종사자들은 특정 가능하다"며 글쓴이를 맹비난했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