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한동훈 갈등…“윤 대통령이 손해” 발언한 국민의힘 의원

2024-01-22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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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국힘으로 간 이상민 의원
“윤 대통령, 상황 잘 보셔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갈등설이 불거진 가운데, 현직 5선 의원이 소신 발언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4년 신년인사회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4년 신년인사회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뉴스1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뒤 최근 국민의힘에 입당한 이상민(대전 유성구을) 의원은 22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강펀치'에 출연해 "(이번 갈등의) 직접적인 최대 피해자는 윤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좀 자질구레한 싸움은 높은 사람이 손해"라며 "(윤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뭔가를 하려면 (다가오는 4·10) 총선을 이겨야 한다. 이렇게 되면 이기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을 향해 "상황을 잘 보셔야 한다"고 했다.

이 의원은 "만약 한 위원장이 사퇴한다면 국민의힘은 풍비박산 난다"며 "윤 대통령도 (그런 상황에) 국정을 제대로 끌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이어 "몇몇 의원들이 윤 대통령 편든다고 한 위원장을 비판한다면, 속된 표현으로 '윤 대통령을 엿먹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국민의힘에 새로 입당한 이상민 의원에게 환영 꽃다발을 전달하고 있다. / 뉴스1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국민의힘에 새로 입당한 이상민 의원에게 환영 꽃다발을 전달하고 있다. / 뉴스1

이 의원은 이날 "제일 충신은 한동훈"이라며 한 위원장과 앞서 나눴던 대화를 전하기도 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한 위원장은 '윤 대통령 임기 동안 국정을 잘 펼쳐나가기 위해서는 국민의힘이 이번 총선에서 1당이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 4월 10일까지 인생을 던졌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한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을 전하며 "(한 위원장의) 진실한 제1의 마음은 '윤 대통령의 국정을 뒷받침하고 보호하겠다는 생각'이라는 점을 대통령이 믿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입성 당시 민주당계 소속이었다가 보수 성향 정당으로 당적을 옮긴 뒤, 다시 민주당에 입당한 이상민 의원. 2014년 민주통합당 시절 모습 / 뉴스1
국회 입성 당시 민주당계 소속이었다가 보수 성향 정당으로 당적을 옮긴 뒤, 다시 민주당에 입당한 이상민 의원. 2014년 민주통합당 시절 모습 / 뉴스1

한편 법조인 출신인 이 의원은 2003년 정계에 입문, 제17·18·19·20·21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국회 입성 당시엔 열린우리당(민주당계) 소속이었으나, 18대 총선에선 보수성향 정당인 자유선진당으로 적을 옮겨 출마했다. 19대 총선을 앞두곤 다시 민주통합당(민주당 전신)에 입당했고, 그 후로 쭉 민주당 자리를 지켰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3일 민주당을 탈당, 지난 8일 국민의힘으로 당적을 옮겼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이 지난 6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식당에서 이상민(당시 무소속) 의원과 회동하고 있다. /공동취재-뉴스1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이 지난 6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식당에서 이상민(당시 무소속) 의원과 회동하고 있다. /공동취재-뉴스1

이번 이 의원의 국민의힘 입당에는 한 위원장이 일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더팩트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입당 제안은 김기현 전 대표 시절부터 있었다. 그런데 국민의힘도 사정이 있지 않았나. 비상대책위원회가 들어서고 자리를 잡으면서 시간이 좀 걸렸다"고 언급, "지난 6일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만나 1시간 남짓 서로 속 깊은 얘기를 하며 의기투합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한 위원장이 충북에서 '왼쪽, 오른쪽을 가리지 않고 건건별로 맞는 답을 찾겠다'고 한 말이 인상 깊었다. 한 위원장이 내세운 '격차 해소'에도 크게 공감했다. 한 위원장은 광범위한 분야에서의 격차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 또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 이후 즉각 혐오·폭력 행위에 대해 단호하고도 엄중한 조치를 촉구했다. 이런 세 가지 부분이 제가 지향하는 가치와 맥이 닿았다. 그래서 저는 '어느 당의 이름이 붙건 제 역할을 할 수 있다면 하자', '마침 한 위원장이라는 뜻이 맞는 사람이 있으니 할 수 있겠다' 생각하고 갔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당시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에 관한 견해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여당은 국민이 대통령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 그래서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가 좀 바뀌었으면 좋겠는데 그게 쉬운 문제는 아니다. 만약 제가 대통령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말을 할 것"이라고 했다.

home 김혜민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