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 구합니다… 월급은 800만원입니다' 당근마켓에 올라온 구인공고
2024-01-19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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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을 하는지 알아봤더니…
당근마켓에 월급이 800만원인 알바를 구한다는 구인공고가 올라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근 당근마켓에 ‘삼성고덕 P1 리트로핏 P4 현장 인원 대모집’이란 구인공고가 게재됐다. 공고 게시자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고압 케이블을 포설할 인원을 모집한다고 했다.
근무조건이 눈에 확 들어온다. 월급이 무려 800만원이기 때문이다. 월~토요일 오전 7시부터 밤 10시까지 일해야 한다. 주휴수당, 휴일근로수당, 연차를 챙겨주고 식사도 제공한다. 4대 보험에 가입해주고 퇴직금도 준다. 공고 게시자는 초보도 가능하다고 밝힌다.
고압 케이블 포설이 어떤 업무이기에 이렇게 많은 돈을 주는 것일까.
케이블 포설이란 공사 현장에서 도면에 따라 케이블을 까는 것이다. 전선 자체가 워낙 무거운 만큼 얇은 케이블을 까는 작업도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블 포설 작업을 한 적이 있다는 한 누리꾼은 “케이블이 얇아 엄청 편할 줄 알았는데 죽을 것 같았다. 말이 포설이지 그냥 줄을 당기는 작업이지만 진짜 욕이 나올 정도로 힘들다”라면서 “기계가 가지 못하는 맨홀 같은 곳에서 작업하면 지옥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케이블 포설 작업이 모두 힘든 건 아니다. 얇은 케이블을 옮기고, 이렇게 옮긴 케이블을 정리하며, 정리한 케이블을 묶는 등의 업무는 상대적으로 힘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팔처럼 두꺼운 고압 케이블을 포설하는 작업은 난이도의 차원이 다르다는 점이다. 아무리 당겨도 당기는 듯한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무거운 전선을 깔아야 한다. 당연히 육체가 감당하기 힘든 업무다. 일부 누리꾼은 영화 ‘레 미제라블’의 한 장면을 담은 사진으로 고압 케이블 포설이 어떤 작업인지 설명한다.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심하단 말도 있다. 고압 케이블 포설 작업을 한 적이 있다는 한 누리꾼은 “(케이블이 워낙 무겁고 두꺼워) 당기면서 당겨지는 것인지, 밀면서도 밀고 있는 것인지 의아한 순간이 많았다”라면서 “스트레스 때문에 미치는 줄 알았다”고 했다.
종일 무거운 케이블을 당겨야 하기에 어깨에도 무리가 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누리꾼은 “건강한 성인 남성이 종일 하고 나면 다음 날 어깨를 못 들어서 대부분 그만둔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능숙해지면 그럭저럭 할 만한 작업이라며 다음과 같이 후기를 전한 경험자도 있다.
“현장에 처음 투입됐던 날부터 22kV 케이블을 들어서 올리는 작업을 했는데 정신이 혼미해졌습니다. 덕분에 일 시작하고 일주일 정도는 몸 곳곳에 파스를 붙여야 했습니다. 며칠간 허리가 너무 아파서 미칠 뻔했으나 요령을 어느 정도 터득하기도 하고 근육도 늘어서 그런지 이제는 한 손으로 훅훅 당기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