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일이'마저...? 소리 소문 없이 갑자기 폐지된 국내 예능 프로그램들
2024-01-17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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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국 내부 판단으로 인해 갑자기 '폐지' 수순 밟았던 장수 예능 프로그램들은?
26년째 방송 중인 장수 시사교양 프로그램 SBS '세상에 이런일이'가 폐지 기로에 놓였다. SBS 측은 '세상에 이런일이' 폐지를 검토하며 "프로그램이 오래된 느낌을 주고, 경쟁력이 없다"는 이유를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SBS 시사교양본부 PD들은 회사의 일방적인 폐지 검토에 반발하며 "'세상에 이런일이'는 시민들의 삶을 대변하는 프로그램"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상에 이런일이' 폐지 검토 사례처럼 방송국 내부 판단을 거쳐 결국 별다른 작별 인사 없이 종영한 예능 프로그램들을 모아봤다.
■ MBC '무한도전' (2005.4.23 ~ 2018.3.31)
MBC '무한도전'은 MBC를 대표했던 간판 예능 프로그램이자 국내 방송가의 예능 제작 판도를 바꾼 프로그램이었다. 2005년 4월 '무모한 도전'이라는 제목으로 처음 시작해 2006년 5월부터 '무한도전'이라는 이름으로 방송을 시작했다. 이후 약 13년간 매주 토요일 저녁 방송을 이어오다 2018년 3월 종영했다. '무한도전'은 그동안 다른 예능 프로그램에서 잘 시도하지 않았던 야외 버라이어티 콘셉트를 밀고 나가며 다양한 형태의 예능 기획물을 선보여 시청자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무한도전'은 10년 이상 프로그램을 지속하며 소재 고갈에 빠졌고, 결국 2018년 3월 13일 여느 때와 다름없이 평범한 클로징 멘트 한 번으로 갑자기 종영하고 말았다. 이후 김태호 PD는 전 멤버들을 모두 불러 축제 형식으로 마지막 회를 촬영하고 싶었지만 자연스러운 종영도 시간의 일부라고 생각해 여느 때와 똑같이 평범하게 마지막 녹화를 진행했다고 종영 전후 사정을 밝힌 바 있다.
■ MBC '놀러와' (2004.5.8 ~ 2012.12.24)
MBC '놀러와'는 유재석, 김원희 투톱 MC 체재로 진행된 심야 토크쇼였다. 연예인 및 방송인, 유명인 게스트들을 불러 놓고 이야기를 나누는 토크쇼 프로그램이었다. '놀러와'는 유재석·김원희의 안정적이고 편안한 진행 솜씨와 게스트들 간의 연관성이 돋보이는 매 회 초대 콘셉트로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동시간대 방송되던 KBS2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 SBS '힐링캠프 - 기쁘지 아니한 가'에 밀리면서 시청률 꼴찌라는 기록을 남기게됐다. 결국 '놀러와'는 방송 8년 만에 413회를 끝으로 쓸쓸한 종영을 맞게 됐다. 당시 마지막 회에는 오직 제작진이 띄운 "그동안 놀러와를 사랑해 주신 시청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자막만이 화면에 띄워진 채 종영해 시청자들을 공분하게했다. 유재석은 '2012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PD상을 수상하고 "시청자 여러분께 인사도 못 했다. '놀러와'와 함께했던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 SBS '도전 1000곡' (2000.10.22 ~ 2014.6.22)
SBS '도전 1000곡'은 총 14년 간 방송된 장수 예능 프로그램이었다. MC는 이휘재, 장윤정이 맡았다. '도전 1000곡'은 연예인들이 출연해 노래방 기기에 입력된 가요 1000곡 중 한 곡을 선택한 후 직접 노래를 끝까지 완창해야 게임에서 이기는 게임 진행 예능 프로였다. 매주 일요일 오전 8시에 방송돼 비교적 시청자들의 연령 폭도 다양했으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SBS의 갑작스러운 예능 개편으로 인해 2014년 6월 22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13년 8개월 만에 프로그램 완전 종영이라는 결과를 맞았다. 이후 언론 보도를 통해 밝혀진 종영 사유는 시청률 하락이 아닌 저조한 '광고 판매율'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MC였던 이휘재는 'SNL 코리아'에 출연해 '도전 1000곡' 종영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하며 "3일 전 잘렸다. 마지막 녹화를 진행했다"고 씁쓸한 소감을 밝혔다.
■ KBS2 '해피투게더' (2001.11.8 ~ 2020.4.2)
KBS2 '해피투게더'는 KBS를 대표했던 심야 토크쇼로, 총 방송 기간 19년을 자랑했지만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해피투게더'는 다른 예능들처럼 자극적인 매운맛 토크를 지향하지 않고 '착한 예능'을 표방하며 게스트들과 다양한 주제로 편안하게 담소를 나누는 프로그램이었다. 프로그램의 황금 시기였던 2000년대 초중반 진행됐던 '쟁반 노래방', '사우나 토크'는 오랜 기간 콘셉트를 유지하며 시청자들과 함께했다. 하지만 워낙 오랜 시간 프로그램이 이어지다 보니 잦은 패널 교체, 소재 고갈, 시간대 변경, 시청률 하락 등의 과제를 떠안으며 결국 2020년 4월 2일 마지막 회를 끝으로 완전 종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