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선택 시도 막아줬더니…20대가 경찰관에게 벌인 끔찍한 일
2024-01-17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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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대 이탈하려다 제지당하자 경찰관 폭행
극단적 선택을 하려다 구조돼 지구대로 이송된 20대 남성이 자신을 구해준 경찰관을 폭행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13단독 김재은 판사는 최근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A 씨(28)에게 벌금 400만 원을 선고했다.
A 씨는 지난해 8월 21일 오전 0시 28분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지구대에서 극단 선택 기도자로 보호조치를 받다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를 받았다.
경찰은 사건 발생 전날인 같은 달 20일 "아이가 한강에서 극단 선택을 하려 한다"는 부모의 112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경찰은 당일 오후 11시 43분쯤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A 씨를 발견하고 지구대로 데려와 보호조치를 했다.
이후 부모가 지구대에 도착하자 A 씨는 지구대 밖으로 나가려 했다. 이에 경찰관 B 씨가 "서류를 작성해야 하는 게 있으니 작성하고 가라"고 막자, A 씨는 돌연 무릎으로 B 씨의 왼쪽 다리를 치고 머리로 얼굴을 들이받았다. 자신을 구해준 경찰관에게 니킥을 날리고 박치기를 한 셈이다.
A 씨 측은 이와 관련 "A 씨가 지구대 밖으로 이탈하려 한 것이 도주라고 볼 수 없다"며 "정신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그를 사실상 제압한 경찰관의 행위는 적법한 공무집행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 씨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 판사는 "당시 A 씨는 소주 2병을 먹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려 했음이 명백했고 경찰관은 이를 막을 필요가 있었다"며 "경찰관이 구호대상자인 A 씨를 부모에게 인계할 때까지 만류한 행위는 적법한 직무범위 내 행위로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경찰관을 폭행해 공무집행을 방해한 범행의 내용과 죄질을 감안하면, A 씨의 죄책이 결코 가볍다고 볼 수 없다"면서도 "초범이고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