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연구진, '인간의 음악 본능' 인공지능으로 밝혔다
2024-01-16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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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정하웅 교수팀, 음악에만 반응 보이는 뉴런 형성 발견
다양한 민족·문화권의 환경 차이에도 음악은 어떻게 세계 공통어로 불릴 만큼 보편 요소가 된 것일까?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물리학과 정하웅 교수 연구팀이 인공신경망 모델을 활용해 사람 뇌에서 특별한 학습 없이도 음악 본능이 나타날 수 있는 원리를 규명했다고 16일 밝혔다.
학자들은 다양한 문화권에 존재하는 음악의 보편성과 차별성을 규명하고, 어떻게 이런 공통성이 나타날 수 있는지 이해하고자 시도했다.
2019년에는 세계적인 과학 저널 '사이언스'에 게재된 연구 논문을 통해 민족지학적으로 구분된 모든 문화에서 음악을 만들어 내고, 유사한 형태의 박자와 멜로디가 사용된다는 것이 발견됐다.
또 신경과학자들은 우리 뇌의 청각 피질(Auditory cortex)에 음악 정보처리를 담당하는 특정한 영역이 존재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정 교수 연구팀은 인공신경망을 사용해 음악에 대한 학습 없이도 자연에 대한 소리 정보 학습을 통해 음악 인지 기능이 자발적으로 형성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구글에서 제공하는 대규모 소리 데이터(AudioSet)를 이용, 인공신경망이 이러한 다양한 소리 데이터를 인식하도록 학습했다.
흥미롭게도 네트워크 모델 내에 음악에 선택적으로 반응하는 뉴런(신경계의 단위)이 발생하는 것을 발견했다.
사람의 말(speech), 동물 소리, 환경 소리, 기계 소리 등의 다양한 소리에는 거의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나 기악이나 성악 등 다양한 음악에 대해서는 높은 반응을 보이는 뉴런들이 자발적으로 형성됐다.
이 인공신경망 뉴런들은 실제 뇌의 음악 정보처리 영역 뉴런들과 유사한 반응 성질을 보였다.
이러한 성질은 특정 장르의 음악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클래식, 팝, 록, 재즈, 전자음악 등 25개에 달하는 다양한 장르 각각에 대해서도 공통으로 나타났다.
네트워크에서 음악 선택성 뉴런 활동을 억제하면, 다른 자연 소리에 대한 인식 정확도를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다시 말해 음악 정보처리 기능이 다른 자연 소리 정보처리에 도움을 주며, 따라서 '음악성'이란 자연의 소리를 처리하기 위한 진화적 적응에 의해 형성되는 본능일 수 있다는 의미다.
정하웅 교수는 "이런 결과는 다양한 문화권에서 음악 정보처리의 공통된 기저를 형성하는데 자연 소리 정보처리를 위한 진화적 압력이 기여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사람과 유사한 음악성을 인공적으로 구현해 음악 생성 인공지능(AI), 음악 치료, 음악 인지 연구 등에 원천 모델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연구는 음악 학습에 의한 발달 과정을 고려하지 않았고, 발달 초기 기초적인 음악 정보처리에 대한 논의인 것에 주의해야 한다"고 한계를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