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독사 실태...“남성이 여성보다 5배 이상 많았고, 50대가 최다”
2024-01-15 10:15
add remove print link
나주영 부산대 의대 법의학교실 교수가 분석한 내용
국내 고독사 사례는 남성이 여성보다 5배 이상 많았으며 나이로는 50대가 가장 많았다.
고독사 사망자들에게서 검출된 평균 알코올 농도는 0.074%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의 실태조사 기간을 고려해 법의병리학자인 나주영 교수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시행한 664건의 법의부검 자료를 바탕으로 했다.
분석 결과 사망 후 3일 이상 지난 뒤 발견된 고독사 사례는 128건(19.3%)이었다.
이 가운데 남성이 108명으로 여성(20명)보다 5배 이상 많았다.
나이로는 50대가 51명(39.8%)으로 가장 많았다. 60대와 40대가 각각 30명(23.4%), 28명(21.9%)으로 뒤를 이었다. 20∼30대가 고독사한 경우도 8건(6.3%)이었다.
이혼이나 별거 상태였던 사례가 약 절반을 차지하는 등 전통적인 가족 구조가 파괴된 경우 고독사가 주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나주영 교수는 설명했다.
고독사의 경우 63%에서 0.03% 이상의 혈중알코올 농도가 확인됐다. 0.03%는 현행법상 음주 운전 단속 기준으로 자제력 상실, 판단력 감소 등으로 인해 술에 취한 상태를 나타내는 지표다.
고독사 사망자들에게서 검출된 평균 알코올 농도는 0.074%였다. 시신이 부패하면 체내 알코올이 형성될 수 있어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인 경우만 따져보면 128명 중 80명이 이에 해당했다. 이들의 평균 농도는 0.109%로 나타났다.
특히 생전 사회적 고립 이유가 알코올 관련 문제가 파악된 사례도 43명으로 적지 않았다. 이 가운데 10명은 부검에서 사인이 파악됐으며 간경변증 등 알코올 관련 질환이나 급성알코올중독, 만성알코올중독 등으로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나주영 교수는 "고독사와 알코올 장애에 대한 상호 유기적 사회적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나 교수는 또 10건의 극단적 선택으로 인한 고독사 가운데 5명은 약물 중독으로 사망했다며 약물 처방의 통합적 관리 필요성도 강조했다.
(고독사)
고독사는 가족, 친척 등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사회적 고립 상태로 생활하는 사람이 극단적 선택·병사 등으로 임종을 맞고 일정한 시간이 흐른 뒤 시신이 발견되는 죽음을 말한다.
보건복지부가 2022년 발표한 '고독사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7∼2021년 고독사 발생 건수는 모두 1만5066건이었다. 5년 사이 연평균 8.8%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