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굶었어요. 국밥 한 그릇만”…40대 남성 호소 글에 온정 쏟아졌다
2024-01-15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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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 잊지 않고 베풀며 살겠다” 다짐
생활고를 겪던 한 시민에게 생면부지의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들이 따뜻한 밥 한 끼를 선물한 사연이 알려져 감동을 주고 있다.
40대 남성인 A씨는 지난 10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이제 끝낼 시간'이라는 닉네임으로 사정이 여의찮아서 사흘을 굶었다며 국밥 한 그릇만 사달라는 글을 올렸다.
그러자 얼마 지나지 않아 기적이 일어났다. A씨는 같은 날 게시글을 하나 더 올렸다.
그는 "무려 세 분께서 18만원이라는 큰돈을 보내주셨다. 연락이 왔을 때 염치 불고하고 계좌번호를 보냈다. 너무 배가 고프고, 또 살고 싶었다"라고 했다.
이어 "한 분과는 통화를 했는데, 하신 말씀이 와닿았다. '글 내용이 사기일 수도 있지만, 만에 하나 진짜 어려운 사정이라면 자기 행동이 그 사람을 살릴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는 거였다"고 소개했다.
A씨는 식당에서 8000원짜리 황태콩나물국밥을 먹는 사진도 올리며 "맨날 맨밥에 신김치만 먹다가 몇 개월 만에 따뜻한 국물과 고기를 먹는 것 같다"라며 감사를 표했다.
A씨는 이후에도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다고 전하며 자신의 구체적인 사연을 남겼다.
그는 "원래 다른 일을 하다가 생계가 어려워져 일용직 노동을 하던 중 지난해 장마철부터 하루 일하면 3~4일을 쉬어야 할 정도로 다리와 허리에 통증이 있었다. 걷는 건 고사하고 앉거나 눕기도 힘들 정도가 됐다"고 설명했다.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여름쯤부터 당장 안 입는 겨울옷 등을 중고로 1만원, 몇 천원에 팔고, 60만원 정도의 긴급생계 지원받은 걸로 버텼다는 것. 최근 걸을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이 나아져 택배나 아파트 건설 현장 일을 알아봤지만 여의찮았다고 했다. 그러다 3일을 굶던 차에 휴대전화라도 팔아보려고 했지만, 외관상 망가진 곳이 많아 팔지도 못했다고 했다.
A씨는 “이틀 동안 참 많은 도움을 받았다. 직접 오셔서 패딩과 폴라티를 주셨던 분, 휴대전화 고쳐주신 분, 일자리 알아봐 주신 분, 그리고 금전적으로 도움 주신 모든 분 다 감사하다”고 전했다.
앞으로 자신도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겠다는 약속도 했다.
그는 “비관적이고 깜깜한 어둠뿐이었는데 많은 분께서 빛을 비춰주셔서, 이제 일어서 그 빛을 따라 한 발자국 내딛어보려 한다”며 “희망이 없다 보니 그동안 목표가 없었는데, 첫 목표는 첫 월급 타면 작은 기부나마 해보는 거다. 주신 도움, 갚는다는 마음으로 다음 글은 기부 글 올리는 걸 목표로 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