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통수 때리고 싶어요ㅠㅠ” 배려석 양보 안 한 할머니 사진 올린 임산부, 네티즌 분노

임산부가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을 배려하지 않는 사람들의 사진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2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임산부 배려석 꼴 보기 싫어 죽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앞에 서서 임산부 배지 보여주면 분명히 봤는데도 힐끗하면서 분명히 배지 보고 눈 감아버리는 할머니를 진짜 뒤통수 때려주고 싶다"라며 분노했다.

그러면서 "제발 벌금형 제도라도 생기든지 왜 이렇게 뻔뻔한 건지 자기 자식들이 임신했으면 저렇게 할 건지 뇌에 뭐가 든 건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글쓴이는 글과 함께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에 앉은 할머니들의 사진을 공개했다.

네티즌들은 대체로 공감을 표하면서도 모자이크 없이 할머니들의 사진을 그대로 공개한 글쓴이의 대처를 비판했다.

한 네티즌은 "저분은 배려를 안 한 것이지만 당신은 범죄를 저지르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임산부 배려석은 말 그대로 강제성이 없는 배려석입니다. 초상권 침해와 명예훼손의 경우에는 최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습니다"라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또 다른 네티즌들도 "저분 연세도 있어 보이는데 오죽 힘들었으면 저럴까요? 그래도 얼굴은 가리시는 게…", "배려석이지 누구나 앉을 수 있는 자리입니다. 얼굴 모자이크 아니면 삭제 부탁드려요", "배려란 단어 뜻을 모르세요? 임신이 특권은 아닙니다", "배려석을 지정석으로 생각하다니", "2024년 최고의 글. 이런 마인드가 있다니..."라고 비판했다.

반면 일부 네티즌들은 "저 할머니 얼굴은 모자이크 해주셔야…저희 집사람은 암 투병 중이지만 지하철 타더라도 임산부석에는 절대 앉지 않습니다. 두 번의 출산 경험으로 임산부의 고통을 알기 때문이죠. 제도적으로 임산부 배려는 꼭 지켜져야죠. 그게 이성적 사고의 배려입니다", "그래도 몰래 찍는 건 그래요. 근데 임산부 배려석에 (임산부 아닌) 누군가 앉는 건 정말 아닌 것 같아요" 등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서울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은 임신과 출산을 장려하고 임산부를 배려하는 문화를 정착시킨다는 취지에서 2013년 도입됐다. 하지만 도입 후 10년 넘게 지났음에도 임산부 배려석이 무조건 임산부들에게만 허용되는 자리인지를 두고 갈등이 일어나고 있다. 임산부 '전용석'이 아닌 임산부 '배려석'이기 때문이다.

최근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임산부와 일반인 각각 1000명씩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3년 임산부 배려 인식 및 실천 수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임산부의 86.8%가 '임산부 배려석을 이용해 본 적 있다'고 답했다. 다만 이들 중 42.2%는 '이용이 쉽지 않았다'고 했다.

일반인들의 80.8%는 '임산부 배려석이 비어있어도 앉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또 73.6%는 '배려석을 비워두는 것이 좋다'고 응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