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군인 남편 "자식 사진 공개하고, 장인어른한테 알몸 사진 보내겠다"
2024-01-10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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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방송 출연 강요당하다가 삶 놓아버린 아내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아내가 남편에게 당한 협박이 추가로 공개됐다.
10일 MBC는 가혹행위를 일삼아온 전직 군인 남편을 처벌해 달라는 유서를 남기고 아내에 대한 후속 보도를 전했다.
경찰이 새롭게 확보한 증거에는 숨진 아내가 왜 남편의 가혹행위를 견뎌왔는지, 왜 그 요구들을 따를 수밖에 없었는지, 그 이유를 짐작케 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전직 군인 남편의 괴롭힘을 폭로하고 숨진 임 모 씨의 유족은 이날 국방부를 찾아 진정서를 냈다.
유족은 지난 2021년 불법 동영상 유포가 적발된 남편 김 씨를 강제 전역시켰으면서도, 군 검찰에 넘기지 않은 이유를 조사해 달라고 호소했다.
고인의 아버지는 "(징계 사실을) 사전에 가족들한테라도 알려줬으면 이런 불상사가 없었잖아요. 모든 것을 안일하게 처리해버리면 (어떡합니까)"라면서 분통을 터트렸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아내 임 씨의 휴대전화 분석을 통해 남편이 협박한 구체적인 정황을 확인했다.
지난해 10월, 남편의 폭압에 견디다 못한 임 씨가 집을 나가자 남편은 "장인어른에게 나체 사진을 보내겠다"고 협박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임 씨가 결혼 전 낳은 아이까지 언급하며 "성인 방송에 네 자식 사진을 공개하겠다"는 말도 했다.
임 씨 아버지는 "자식 잃은 부모 심정을 지금에서야 느꼈어요. 자다가도 벌떡벌떡 일어나고, 일어나서 앉아 있으면 눈물만 흘리고‥ 사는 게 아니에요 진짜‥."라고 했다.
경찰은 임 씨의 성인방송 출연 계약서도 입수했다.
여기에는 "소속사가 BJ 사생활에 관여할 수 있다", "BJ가 우울증을 앓아도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 등 조항이 들어있었다.
임 씨는 결국 유서에 "김 씨가 그동안 모아놓은 현금을 모조리 다 갈취해갔고, 남은 건 빚과 몇천만 원 세금"이라는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김 씨는 임 씨 장례식에도 오지 않았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