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증 보여 달랬더니 집안으로 끌고 가” 여성 배달라이더가 당한 충격적인 일
2024-01-10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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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지수 씨가 배달일을 하다 겪은 충격적인 사건
여성 배달라이더가 근무 중 겪은 충격적인 사건이 소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사연의 주인공은 대학생 지수 씨다. 학원 강사 일을 반년 정도 하다 학부모와 상담, 학생 성적 향상에 대한 압박감 등으로 그만둔 지수 씨는 음식 배달일을 시작했다. 낮에는 학업에 집중하고, 자정부터 오전 8시까지는 배달 라이더로 일했다.
약 1년 6개월 간 라이더로 일한 그는 50대 남성이 음식값을 주지도 않고서 줬다며 자신을 구타해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다. 술을 시킨 미성년자에게 신분증을 보여 달라고 했다가 집에 끌려가 두개골에 금이 갈 정도로 맞기도 했다.

이같은 지수 씨의 사연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가 기획한 책 ‘일하다 아픈 여자들:왜 여성의 산재는 잘 드러나지 않는가?’에 실렸다. 이 책에는 지수 씨처럼 산재 위험에 노출된 여성 노동자 19명의 이야기가 담겼다.
책 속 통계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19년 6월까지 18~24세 청년의 산업재해 사망 1위 직종은 배달 라이더다. 전체 사망자 72명 중 44%를 차지한다. 산재 원인으로는 불안정한 고용조건, 건별로 책정되는 치열한 경쟁, 묶음 배달 등이 꼽혔다.
이중에서도 특히 여성 라이더들은 산재나 공상처리(회사에서 치료비만 받는 것)를 받는 경우가 극히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여자애들이 꼭 배달하다가 저런 사고 쳐서 그걸로 회삿돈 타 먹는다’, ‘여자애들은 운전도 못 하면서…’ 같은 여성 배달 라이더를 향한 편견과 남성 동료들의 배척이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지수 씨는 "그런 것들 때문에 눈치 보여서 (공상처리 요구를) 잘 못하게 되는 부분도 있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