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카페서 얼음 쏟은 초등생이 보인 뜻밖의 행동, 그대로 찍혔다 (+장면)

2024-01-10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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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올라온 사연...CCTV에 고스란히 담긴 당시 장면

한 초등학생이 무인카페에서 보인 행동이 점주를 감동케 했다.

해당 글은 지난 9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올라왔다.

CCTV에 담긴 초등학생의 행동 / 뉴스1(아프니까 사장이다 갈무리)
CCTV에 담긴 초등학생의 행동 / 뉴스1(아프니까 사장이다 갈무리)

무인카페 운영 3년 차라고 밝힌 글쓴이 A씨는 '초등학생의 선한 영향력에 감동받는 하루였다'라는 제목으로 해당 사연을 게재했다.

A씨는 "어제 날도 추워서 손님도 없고 매출도 없고 한숨 푹 쉬면서 CCTV를 확인했다. 보자마자 한숨만 나오더라"라며 "난장판이 됐다. 안내문도 붙여놓고 화면에 이용 매뉴얼이 나와서 손쉽게 따라 하게 만들었는데 한국 사람들은 잘 안 보고 안 읽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공개된 CCTV 속 카페 바닥은 누군가 잔뜩 흘린 얼음 탓에 어지럽혀진 상태였고, A씨는 CCTV를 통해 범인이 초등학생인 걸 확인했다.

A씨는 "컵을 꺼내서 제빙기에 올려놓고 얼음을 받아야 하는데 컵을 꺼내지 않고 그냥 레버를 눌러서 얼음으로 난장판이 된 거였다"며 "처음 이용해 봤는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더라. 그제야 컵을 꺼내고 음료만 받고 치울까 말까 고민하다가 그냥 가버리더라"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화했으면 저 학생은 음료를 이용할 수 있게 대응 가능했지만, 황급히 자리를 뜨더라. 맥 빠지는 순간이었다"며 "어차피 저 학생은 음료값을 지불했고 나는 노동 값이라 생각하고 청소했다"고 전했다.

그런데 이후 A씨가 전한 사연은 뜻밖이었다. 저녁에 매장을 정리하러 간 A씨는 선반 위 꼬깃꼬깃 접힌 종이 한 장과 함께 천 원짜리 지폐를 발견했다.

알고 보니 앞서 얼음을 쏟았던 초등학생이 1시간 30분쯤 뒤 매장에 다시 방문해 남기고 간 것이었다. 학생은 CCTV를 향해 고개를 숙인 뒤 종이를 봐달라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여기엔 ‘사장님 죄송합니다. 제가 무인카페를 처음 와서 모르고 얼음을 쏟았습니다. 다음부터는 그러지 않고 치우겠습니다. 작은 돈이지만 도움 되길 바랍니다. 장사 오래오래 하시고 행복하게 지내세요.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라고 적혀있었다.

A씨는 "그 쪽지를 보고선 3년 동안 영업하면서 지쳐왔던 제 마음을 싹 보상받는 느낌이었다"며 "학생은 자기가 미안한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성의로 1000원을 끼워놨다. 이런 초등학생 아이에게 선한 영향력으로 감동을 받아보긴 처음"이라고 털어놨다.

또 "1000원은 지갑 속에 고이고이 넣어놔야겠다”며 “다행히 구매 이력이 남아서 학생에게 연락할 방법이 있다. 이 학생의 마음은 잘 받았고, 이제 받은 걸 돌려줘야겠다. 언제까지 영업하게 될진 모르겠으나, 이 학생에게는 영업을 접는 날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