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에서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멧돼지 잡으려다 역공격당한 60대 사망
2024-01-08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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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 멧돼지 제압하다… 병원 이송 후 사망
유해조수 구제 작업에 투입된 60대 전문 엽사가 야생 멧돼지 공격에 목숨을 잃었다.
지난 6일 오후 3시 10분쯤 거제시 연초면 죽토리 국사봉 200m 지점 능선에서 A(60·남) 씨가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됐다고 경남 거제경찰서가 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거제시 유해조수 구제단 소속 엽사로, 이날 작업에 나섰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유해조수 구제단은 먹이 부족, 개체수 증가 등 문제로 민가에 피해를 주는 멧돼지, 고라니 등 유해조수를 포획하는 활동을 진행, 총기 소지나 수렵 면허가 있는 엽사로 구성돼 있다.
경남신문 보도를 보면 이날 A 씨 등 엽사 2~3명은 야산 위쪽에서 멧돼지 1마리를 발견, 총으로 쏜 뒤 사냥개와 함께 아래쪽으로 멧돼지를 몰아가고 있었다.
동료 엽사는 "엽사를 피해 달아나던 멧돼지가 길목을 지킨 A 씨와 마주쳤고, 멧돼지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사고를 당한 것 같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사고 직후 발견된 A 씨 왼쪽 허벅지(대퇴부)에는 멧돼지에게 물린 흔적이 남아 있었다. 그 옆에는 엽총을 맞은 멧돼지 1마리가 죽은 채 누워 있었다. 무게 140㎏가량의 성체 수컷 멧돼지였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는 A 씨를 즉시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A 씨는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숨졌다.
경찰은 현장에 있던 동료 엽사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사살된 멧돼지는 거제시로 인계돼 폐기될 예정이다.
겨울철 먹이를 찾아 야생 멧돼지가 산 아래로 내려오는 일이 잦아지면서 사람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새해 첫날인 지난 1일 세종시에선 복숭아밭에 나타난 멧돼지가 밭일을 하던 60대 남성을 공격하는 일이 있었다. 허벅지와 엉덩이 등 신체 일부를 물린 남성은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2일에는 대구 남구 대덕문화전당 인근 산책로에서 멧돼지 3마리가 발견돼 일대 주민들에게 두려움을 안겼다. 3일에는 부산 진구 화지산 근처에 멧돼지가 출몰해 안전 안내 문자가 인근 주민들에게 발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