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눈물만…최원종 때문에 스무살에 숨진 김혜빈씨 아버지가 딸에게 입힌 '수의'
2024-01-05 09:24
add remove print link
“최원종으로부터 아직 사과받지 못했다. 사법부라도 위로해달라”
서현역 흉기 난동범 최원종의 피해자 유가족이 딸이 입던 대학 점퍼를 입고 법정에 나와 사형 선고를 호소했다.
지난 4일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2부 심리로 열린 최원종에 대한 속행 공판에 피해자 김혜빈 씨의 아버지 등 피해자 측 3명이 나와 증언했다.
이날 김 씨의 아버지는 스무 살 딸이 입던 대학교 점퍼를 입고 법정에 나왔다.
김 씨의 아버지는 "내 딸은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재수까지 했고 합격한 뒤 누구보다 기뻐했다"라며 "아이에게 수의로 (대학) 과 점퍼를 입혀 보냈다"라며 울먹였다.
그는 "최원종으로부터 아직 사과를 받지 못했다. 사법부라도 위로를 해달라"라며 사형을 선고해 달라고 간청했다.
또 이 사건으로 아내 이희남 씨를 잃은 남편은 "첫사랑을 결혼기념일에 잃었고 저희 집은 풍비박산이 났다"라며 눈물을 쏟았다.
그러면서 "어제(3일) 집사람과의 결혼기념일이었는데 참 슬프고 참담하다"라며 "흉악범죄 살인자에게 이런저런 이유로 법이 약해지면 이런 사건은 반복될 것"이라며 엄벌을 촉구했다.
최원종이 휘두른 흉기에 팔을 찔린 백화점 보안요원은 "현장에 다시 복귀할 수 없을 정도로 공포심이 이어져 백화점 보안요원 일을 그만뒀다"라며 "난동 당시 피고인의 모습은 두려움에 떠는 모습이 아닌 시민을 해치면서 쾌락을 느끼는 모습이었다"라고 하기도 했다.
이날 최원종은 피해자 측 요청에 따라 3명 중 2명이 증언할 때 법정 밖 대기석에서 헤드셋을 통해 증언을 들었다.
피해자들은 모두 엄벌을 요구했지만 최원종 측은 이번에도 심신 미약 상태를 들먹이며 기존 주장을 내세웠다.
최원종의 정신 감정 결과를 받은 최원종 측 변호인은 국립법무병원의 정신감정 결과 통보서 내용을 언급하며 "정신과적 치료를 받지 않으면 조현병이 지속해 재범 위험성이 있다고 나온 점, 장기간 수형생활이 불가피한 점 등 고려해 치료감호가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최원종이) 범행 전 심신미약 상태가 아니었다"라고 반박했다.
이날 법정에는 최원종의 부모도 모습을 드러냈다. 부모는 "왜 사과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피해자들과 연락할 방법을 찾을 수 없었다"라며 "우리가 (사과하고) 그러는 게 2차 가해가 될 수 있고 감형을 위한 노력이라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최원종에 대한 5차 공판은 오는 18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