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눈물만…최원종 때문에 스무살에 숨진 김혜빈씨 아버지가 딸에게 입힌 '수의'
2024-01-05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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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종으로부터 아직 사과받지 못했다. 사법부라도 위로해달라”
서현역 흉기 난동범 최원종의 피해자 유가족이 딸이 입던 대학 점퍼를 입고 법정에 나와 사형 선고를 호소했다.
![지난해 8월 29일 오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 고 김혜빈씨의 영정이 걸려 있다. 김씨는 '분당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의 피의자 최원종(22)이 몰던 차량에 치인 피해자로 뇌사상태에 빠져 연명치료를 받다 전날(28일) 숨졌다. / 뉴스1](https://cdnweb01.wikitree.co.kr/webdata/editor/202401/05/img_20240105084609_ac11134c.webp)
지난 4일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2부 심리로 열린 최원종에 대한 속행 공판에 피해자 김혜빈 씨의 아버지 등 피해자 측 3명이 나와 증언했다.
이날 김 씨의 아버지는 스무 살 딸이 입던 대학교 점퍼를 입고 법정에 나왔다.
김 씨의 아버지는 "내 딸은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재수까지 했고 합격한 뒤 누구보다 기뻐했다"라며 "아이에게 수의로 (대학) 과 점퍼를 입혀 보냈다"라며 울먹였다.
그는 "최원종으로부터 아직 사과를 받지 못했다. 사법부라도 위로를 해달라"라며 사형을 선고해 달라고 간청했다.
또 이 사건으로 아내 이희남 씨를 잃은 남편은 "첫사랑을 결혼기념일에 잃었고 저희 집은 풍비박산이 났다"라며 눈물을 쏟았다.
그러면서 "어제(3일) 집사람과의 결혼기념일이었는데 참 슬프고 참담하다"라며 "흉악범죄 살인자에게 이런저런 이유로 법이 약해지면 이런 사건은 반복될 것"이라며 엄벌을 촉구했다.
최원종이 휘두른 흉기에 팔을 찔린 백화점 보안요원은 "현장에 다시 복귀할 수 없을 정도로 공포심이 이어져 백화점 보안요원 일을 그만뒀다"라며 "난동 당시 피고인의 모습은 두려움에 떠는 모습이 아닌 시민을 해치면서 쾌락을 느끼는 모습이었다"라고 하기도 했다.
이날 최원종은 피해자 측 요청에 따라 3명 중 2명이 증언할 때 법정 밖 대기석에서 헤드셋을 통해 증언을 들었다.
![14명의 사상자를 낸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의 피의자 최원종이 지난해 8월 10일 오전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경기도 성남시 수정경찰서에서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 뉴스1](https://cdnweb01.wikitree.co.kr/webdata/editor/202401/05/img_20240105084706_1e401fab.webp)
피해자들은 모두 엄벌을 요구했지만 최원종 측은 이번에도 심신 미약 상태를 들먹이며 기존 주장을 내세웠다.
최원종의 정신 감정 결과를 받은 최원종 측 변호인은 국립법무병원의 정신감정 결과 통보서 내용을 언급하며 "정신과적 치료를 받지 않으면 조현병이 지속해 재범 위험성이 있다고 나온 점, 장기간 수형생활이 불가피한 점 등 고려해 치료감호가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최원종이) 범행 전 심신미약 상태가 아니었다"라고 반박했다.
이날 법정에는 최원종의 부모도 모습을 드러냈다. 부모는 "왜 사과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피해자들과 연락할 방법을 찾을 수 없었다"라며 "우리가 (사과하고) 그러는 게 2차 가해가 될 수 있고 감형을 위한 노력이라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최원종에 대한 5차 공판은 오는 18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