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무슨 드라마 같은 상황?' 남양유업, 60년 만에 경영권 넘어간다

2024-01-04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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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식 회장 발언에서 시작된 '불가리스 사태'
주식 양도 소송에서 최종 승소한 한앤컴퍼니

남양유업이 60년 만에 새 주인을 맞게 됐다. 홍원식 회장 일가는 이제 남양유업 경영에서 손을 뗄 수밖에 없게 됐다. 남양유업을 인수할 회사는 바로 국내 사모펀드 한앤컴퍼니(한앤코)다.

(왼쪽)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2021년 10월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한국소비자원·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문을 받고 있다. (오른쪽)남양유업 자료사진. / 뉴스1
(왼쪽)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2021년 10월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한국소비자원·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문을 받고 있다. (오른쪽)남양유업 자료사진. / 뉴스1

4일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한앤코가 홍 회장과 가족을 상대로 낸 주식 양도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의 원고 승소 판결을 확정지었다. 이에 따라 홍 회장은 한앤코에 경영권을 넘겨주게 됐다.

한앤코는 곧바로 남양유업 인수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특히 훼손된 지배구조와 이미지 개선, 경영 정상화 등 업무에 주력할 방침이다. 남양유업 측은 역시 "경영권 분쟁 종결로 남양유업 구성원 모두는 회사의 조속한 경영 정상화를 위해 각자 본연의 자리에서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영권 분쟁은 끝났지만 홍 회장과 한앤코 간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 일부 법정 분쟁은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다. 그렇기에 남양유업의 완전한 경영 정상화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수도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남양유업이 한앤코에게 넘어가게 된 것은 '불가리스 사태' 때문이다.

2021년 4월 홍 회장은 자사 제품 불가리스에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보건당국은 즉각 반박하고 나섰고 이는 사회적 논란으로 대두됐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2022년 6월 21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남양유업과 한앤컴퍼니 양사의 계약 불이행 관련 주식양도 소송 7차 변론기일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 뉴스1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2022년 6월 21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남양유업과 한앤컴퍼니 양사의 계약 불이행 관련 주식양도 소송 7차 변론기일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 뉴스1

이에 홍 회장은 그해 5월 회장직 사퇴를 발표하면서 자신과 가족이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 53%를 3107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한앤코와 체결했다. 하지만 홍 회장 측은 계약을 바로 이행하지 않았다. 그러자 한앤코는 홍 회장 측이 계약 이행을 미룬다며 같은 해 8월 주식양도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다음 달인 9월 홍 회장 측은 돌연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 사안을 두고 1·2심 재판부 모두는 한앤코 손을 들어줬다. 이날 대법원 역시 동일한 판단을 내리며 판단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남양유업은 고(故) 홍두영 남양유업 창업주가 아이들에게 우리 분유를 먹이겠다는 일념으로 1964년 남양 홍 씨 본관을 따 설립한 기업이다.

서울우유 뒤를 이어 줄곧 업계 2위를 지켜오며 맛있는 우유 GT, 불가리스, 프렌치카페 등 다수 히트상품을 탄생시켰다. 그러나 2013년 대리점 강매 사건 등으로 이미지가 크게 훼손된 이후 2019년에는 창업주 외손녀가 마약 사건에 휘말리기까지 하면서 오너 리스크 꼬리표가 줄곧 붙어왔다.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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