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폭발한 조국, 한때 절친이었던 진중권에게 이렇게 쏘아붙였다
2024-01-02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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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을 ‘진모라는 친검 방송인’으로 지칭하면서...
강을 건너도 한참을 더 건넌 듯하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진중권 광운대학교 정보과학교육원 특임교수 사이가 그렇다.
조 전 장관이 진 교수에 대한 비판을 퍼붓고 나섰다.
조 전 장관은 1일 페이스북에서 “진모라는 친검 방송인이 ‘이선균 사건이 일어난 것은 경찰에 (1차) 수사권을 주었기 때문’이라는 황당 발언을 했음을 알게 됐다”며 “이선균씨의 비극을 기회로 검찰의 수사권 독점을 옹호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그는 “윤석열 검란을 일관되게 옹호한 사람의 발언이니 무시할 수 있지만 언론이 발언의 타당성을 분석하지 않은 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나를 공격하는 용도로 써먹고 있기에 간단히 밝힌다”고 말했다.
그는 먼저 “피의사실 공표와 망신 주기 수사는 검경 모두의 문제”라며 “이는 1차 수사권이 어디에 있는가와 아무 관계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사권 조정 이전 검찰이 모든 수사권을 틀어쥐고 있었을 때도 검찰 수사 과정에서 자살하는 사람이 허다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 전 장관은 “내가 법무부 장관 시절 확정했고 사직 후 실시됐던 ‘형사사건의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의 취지와 내용은 윤석열 정권 출범 이후 검경 모두에 의해 무시됐다”며 “언론들은 이선균씨의 비극을 보도하면서도 아무도 이 규정의 복권을 말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형사사건의 공개금지 등에 관란 규정’을 엄격히 준수하지 않는 한 수사기관과 언론의 유착에 따라 사람을 죽게 만드는 비극은 일어날 것”이라며 “민주당이 형법 제126조를 수정 보완해 이 법무부 훈령의 핵심을 법률화하는 노력을 해주길 희망한다”고 했다.
조 전 장관은 지난달 30일 “공교롭게도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의 자녀 학교폭력 사건이 터진 날에 경찰이 이선균씨 수사 착수를 발표했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공유한 바 있다. 정부가 대통령실 실정을 덮으려고 유명인에 대한 수사 시점을 조절했다는 취지의 성명서였다.
성명은 “이씨의 죽음은 외형적으로는 자살이지만 우리 사회가 그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다는 점에서 ‘사회적 타살’”이라며 “마약 투약 혐의로 그가 수사를 받는 동안 경찰은 흘리고 언론이 받아써서 토끼몰이를 했다”고 주장했다.
성명은 “과거 정권들은 위기에 처할 때면 수사기관을 동원해 인기 있는 연예인을 제물로 삼아 국면을 전환하곤 했다”며 “이번 이선균씨 마약 수사도 그런 심증에서 자유롭지 않다. 경찰이 수사 착수를 발표한 날은 공교롭게도 김승희 전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의 자녀 학교폭력 사건이 터진 날”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만큼 이 사건이 터졌을 때 언론은 ‘정권 위기와 연예인 수사’라는 조합을 경계해 눈을 더 부릅떴어야 했다”며 “사실관계를 제대로 따지고 수사 배경을 더 파고들었어야 했다. 적어도 수사기관이 흘리는 내용을 그대로 중계방송하지는 말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진 교수는 지난달 28일 오후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배우 이선균의 사망과 관련해 "정치인들은 이 사안에 대해 입을 닫았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진 교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글을) 올렸다가 다시 내렸고, 조국 이분도 (그랬다)"며 이같이 말했다.
진 교수는 "이 문제는 검찰이 아니라 경찰 문제"라며 "그런데 민주당에서 뭐라고 했나. 수사를 경찰에게 주라고 했다. 그 경찰이 이런 무리한 수사를 하다가 일이 벌어진 것이지 않나”고 비판했다. 이어 "그렇다면 입을 닫고 있어야 하는데 또다시 특정 집단을 공격하는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조 전 장관과 진 교수는 친구 사이였다. 서울대 82학번 동기인 두 사람은 1989년 서울사회과학연구소를 결성해 ‘주체사상비판’이라는 책을 함께 출간하기도 할 정도로 친분이 두터웠다.
JTBC 예능프로그램 ‘속사정쌀롱’에서 출연해 조 전 장관에 대해 “그 친구는 얼굴 잘생겼지, 집안 좋지, 공부 잘하지, 심지어 인간성까지 좋다. 하나 정도는 빠져줘야 되는데 빠지는 구석이 없다. 솔직히 그게 더 얄밉다”고 말한 바 있다. 그 정도로 둘은 ‘절친’이었다.
조 전 장관이 문재인 정부 시절 법무부 장관에 임용된 뒤 둘의 사이가 틀어졌다. 진 교수는 처음엔 조 전 장관을 응원했지만 조 전 장관에 대한 각종 의혹이 쏟아지자 조 전 장관에게 등을 돌렸다. 정의당 당원이었던 진 교수는 정의당이 조 장관을 고위공직자 부적격 리스트인 '데스노트'에 올리지 않아 탈당계를 제출했다. 이후 두 사람은 날 선 발언을 주고받으며 으르렁거리는 사이가 됐다. 진 교수는 조 전 장관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고 쏘아붙이기도 하고 조전 장관이 자서전 '조국의 시간'을 출간하자 "하여튼 이 친구의 멘털은 연구대상"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진 교수를 ‘진모라는 친검 방송인’으로 지칭한 것을 보면 조 전 장관도 이제 진 교수를 악감정만 남은 한때의 친구쯤으로 여기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