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박으로 식당 여사장 졸도시켰던 장염맨, 출소 후 재활동 정황 포착 (+영상)

2024-01-02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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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박 녹취 들은 검거 경찰 “더 들을 것도 없다. 100% 확실”

식당에서 음식을 먹고 장염에 걸렸다며 보상을 요구하는 수법으로 사기행각을 일삼다 징역 1년을 선고받았던 일명 '장염맨'이 출소 후 다시 활동을 시작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식당에서 음식을 먹고 장염에 걸렸다며 보상을 요구하는 수법으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던 장염맨(좌)과 쓰러진 여사장 / 유튜브 'MBC 뉴스'
식당에서 음식을 먹고 장염에 걸렸다며 보상을 요구하는 수법으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던 장염맨(좌)과 쓰러진 여사장 / 유튜브 'MBC 뉴스'

MBC 시사 프로그램 '실화탐사대'는 최근 방송을 통해 장염맨으로 추정되는 한 사기꾼의 녹취를 공개했다.

제작진은 최근 배탈 관련 수상한 남성의 전화를 받았다는 여러 가게 중 한 곳을 찾았다.

세종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서 모 씨는 "(작년) 11월 18일 오후 8시 30분쯤에 전화 한 통이 왔다. 2주 전에 여기서 식사하고 가셨는데 해외에 나가서 배가 아프고 식중독 증상이 있다더라"고 밝혔다.

녹취엔 "복통에 설사까지 한 일이 있었고 그 후에 저희 바로 다음 날 출국이어서 오늘 귀국해서 연락드리는 거다"라고 말하는 남성의 음성이 담겼다.

장염맨 구속 1년 후, 그가 돌아왔다?! / 유튜브, '실화 On'

남성은 "지금 이런 내용을 처음 들어서"라며 의아해하는 서 씨에게 "전화 받으신 분 누구냐. 업주시면 손님 건강부터 묻는 말씀이나 사과 말이 먼저 아니냐. 지금 같이 이렇게 응대를 하시는 게 먼저이신가 보다. 손님하고 지금 끝까지 가자는 거냐. 자극 제대로 하셨다"라며 흥분했다.

남성은 "지금 무슨 말씀하시는지 모르겠다"는 서 씨의 말에 "그럼 그냥 행정처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상함을 느낀 서 씨는 평소 이용하는 자영업자 카페에서 비슷한 피해를 입은 업주들의 글을 다수 발견했다.

제주도 돌솥밥 집을 비롯해 울산·대구 한정식 집, 경남 해물찜 집 등 전국 각지에서 비슷한 내용의 피해 사례가 쏟아졌다.

속초 순두부 집 사장 A씨는 "'내가 지금 한국에 왔기 때문에 연락하는 거다'라고 하더라. 자기는 능력도 있고 도청, 시청, 검찰 이런데도 아는 사람이 있다며 협박을 했다"고 밝혔다.

A씨가 "황당(하다). 손님께서 좀 자세하게 설명을 제 선에서 처리를 해드리려고 그러는데"라고 말하자 남성은 "황당? 아 나 씨X 진짜. 내 입에서 지금 X나게 짜증 나게 만드네. 지금 이 여자가. 당신 나랑 지금 뭐 하자는 거냐"라며 화를 냈다.

제작진은 남성과 장염맨이 동일인인지 확인하기 위해 장염맨을 검거했던 서울 성북경찰서 형사들에게 녹취를 들려줬다.

음성을 들은 박만수 형사는 "더 들을 것도 없다. 확실하다. 제가 봤을 때는 100% 그 사람이 맞는다"라고 판단했다.

이혜수 수사과장은 "출소한 다음 직업을 못 찾고, 가장 쉽게 본인이 돈을 벌 수 있었던 방법으로 또다시 범행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전과자들에 대한 추적 관리 같은 것이 필요하다고 보인다"라고 말했다.

식당에서 음식을 먹고 장염에 걸렸다며 보상을 요구하는 수법으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던 일명 '장염맨'이 출소 후 다시 활동을 시작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 유튜브, '실화 On'
식당에서 음식을 먹고 장염에 걸렸다며 보상을 요구하는 수법으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던 일명 '장염맨'이 출소 후 다시 활동을 시작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 유튜브, '실화 On'

장염맨은 지난 2022년 1월에 사기죄로 검거, 같은 해 5월에 징역 1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당시 그는 무직자에 협박으로 갈취한 돈을 도박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2021년 12월에는 김밥집을 운영하는 장년 여성이 장염맨의 협박을 듣고 그 자리에서 쓰러지는 일도 있었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