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여성 성폭행한 중학생이 구치소서 보낸 편지에 피해자는 철렁... 극단 선택 시도까지

2023-12-3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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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하는 내내 오열한 피해자

40대 여성을 납치한 뒤 초등학교로 데려가 성폭행하고 현금을 갈취해 실형을 선고받은 중학생이 구치소에서 피해자에게 보낸 편지 내용이 알려졌다.

40대 여성(좌)을 납치한 뒤 초등학교로 데려가 성폭행하고 현금을 갈취해 실형을 선고받은 중학생 / JTBC
40대 여성(좌)을 납치한 뒤 초등학교로 데려가 성폭행하고 현금을 갈취해 실형을 선고받은 중학생 / JTBC

JTBC는 수감 번호 273번 A군(15)이 지난달 23일 피해 여성에게 보낸 편지를 최근 공개했다.

A군은 편지에 "너무 죄송하다. 안 좋은 기억을 잊는 동안 저는 진심 어린 반성을 하겠다. 그리고 제가 시간이 흘러 몇 년 후 이곳을 나간다고 하더라도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 거다. 저는 사람이 해서는 안 될 짓을 했다. 나가서도 그러면 진짜 사람이 아닐 거다. 그러니 걱정하지 마시고 안정을 취하시고 편히 쉬시라"고 적었다.

출소 뒤의 일까지 언급한 A군의 편지에 피해자의 가슴은 또 한 번 철렁 내려앉았다.

피해자는 안부를 묻는 취재진의 말에 극단적 선택을 하려고 했다고 고백했다. 또 인터뷰를 하는 1시간 내내 오열했다.

강도강간·강도상해·강도예비 혐의로 장기 10년·단기 5년을 선고받은 A군의 부모는 아들의 형벌이 무겁다고 항변했다.

부모는 "진짜 이런 일이 생길 거라고 상상을 못했다. 우리가 그분(피해자)한테 죄송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부모인 제가 잘 가르치지 못했으니까 이런 행동을 했겠지"라면서도 "(아들이) 이제 15년 살았는데 내가 5년을 못 보고 못 만지게 됐다. 피해자분한테는 (형기가) 짧을 수가 있어도 저는 그 5년이 엄청 길다"고 말했다.

40대 여성을 납치한 뒤 초등학교로 데려가 성폭행하고 현금을 갈취해 실형을 선고받은 중학생이 구치소에서 피해자에게 보낸 편지 내용 / JTBC
40대 여성을 납치한 뒤 초등학교로 데려가 성폭행하고 현금을 갈취해 실형을 선고받은 중학생이 구치소에서 피해자에게 보낸 편지 내용 / JTBC

A군은 지난 18일 변호인을 통해 대전지법 논산지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반면 검찰 측도 지난 14일 "피고인의 범행 내용이 엽기적이고 가학적이어서 죄질이 극히 불량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장기 10년·단기 5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은 죄책에 비해 가볍다"며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장을 제출했다.

A군은 지난 10월 3일 오전 2시쯤 귀가 중이던 40대 여성에게 접근해 "오토바이로 데려다주겠다"며 태운 뒤 논산의 한 초등학교로 데려가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A군은 범행 후 여성이 소지하고 있던 현금을 빼앗았다. 이어 휴대전화로 피해자의 신체를 불법 촬영한 후 유포하겠다며 협박했다.

A군의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 해 조사한 결과, A군은 범행 직전에도 성매매를 가장해 불특정 여성들에게 접근하는 방식으로 강도를 치밀하게 계획한 것으로 파악됐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