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음식의 민족이 사랑하는 겨울…“시원하다” 외치다가 '암' 걸린다
2023-12-29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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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65도 이상의 뜨거운 음료는 발암물질”
애주가나 애연가일 경우 특히 조심해야 해
날씨가 추워지며 한국인의 소울푸드인 국밥, 매운 국물 요리가 많이 팔리고 있다. 한국인들은 음식을 먹은 뒤 꼭 커피로 입가심을 하는 문화가 있기 때문에 커피도 빼놓을 수 없다. 한국인들은 뜨거운 음식을 먹으면서 '시원하다'를 외칠 정도로 뜨거운 음식과 사이가 각별하다. 그러나 뭐든 과한 건 독이 된다. 그 이유를 알아보자.
뜨거운 음식이나 음료를 너무 자주 접하면 식도암에 걸릴 위험이 크다.
식도암은 주로 60대 이상 남자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이는 음주, 흡연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히 최근에는 커피를 뜨겁게 자주 마시면 식도암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실제 세계보건기구(WHO)는 65도 이상의 뜨거운 음료를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이 연구 결과는 란셋종양학회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한다. 해당 연구 결과에 따르면 65도 이상의 뜨거운 차를 자주 마신 집단은 식도암 발생 위험이 8배, 60~64도의 뜨거운 차를 즐겨 마신 집단은 식도암 발생 위험이 2배 커진다.
이유가 뭘까. 식도는 인두와 위를 연결하는 기관으로, 음식물이 위장으로 넘어가는 통로의 역할을 한다. 식도는 위장과 달리 보호막이 없다. 이에 화학적 자극에 쉽게 손상된다.
손상된 세포는 재생되는 과정에서 DNA 돌연변이가 발생한다. 이 돌연변이를 바로 잡는 신체 능력이 감소하면 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 뜨거운 음식을 반드시 식혀서 먹어야 하는 이유다.
특히 뜨거운 음식이나 음료를 즐기는 사람 중 술이나 흡연하는 사람은 더욱 조심해야 한다. 애주가나 애연가일 경우 뜨거운 음료에 손상된 식도가 술이나 담배에서 발생하는 독소에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 베이징대 연구팀이 암 이력이 없는 45만 명을 대상으로 9.2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매일 뜨거운 차와 15g 이상의 술을 마신 사람은 일주일에 한 번 이하로 보통 온도의 차를 마시고 하루 15g 미만 술을 마시는 사람보다 식도암에 걸릴 확률이 5배 높았다. 또 뜨거운 차를 마시면서 흡연하는 사람은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보다 식도암 위험이 2배나 높았다.
따라서 식도암을 예방하려면 앞서 언급한 위험 인자를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금주와 금연은 물론 균형 잡힌 식생활도 필요하다. 뜨거운 음식이나 음료는 급하게 먹지 말고 최대한 식혀서 천천히 먹는 것이 좋다. 암의 위험 인자인 탄 음식, 가공된 햄이나 소시지처럼 질산염이 많이 포함된 음식도 가능하면 피해야 한다.
식도암의 증상은 ▲삼킴 문제 ▲속 쓰림 ▲위산 역류 ▲잦은 트림 등 소화불량 증상 ▲계속되는 기침 ▲쉰 목소리 등이다. 이런 증상을 자주 겪을 경우 병원에 방문해 검사받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