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임당 얼굴이 이상한데… 전통시장 위조지폐 보니
2023-12-28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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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 지폐’로 고령 상인 속인 30대 남성
전통시장에서 고령의 노점상에게 장난감 지폐를 건넨 30대 남성이 구속됐다.
27일 청주 상당경찰서는 전통시장에서 물건값으로 상인들에게 장난감 지폐를 주고 거스름돈을 받아 챙긴 혐의(사기 등)로 30대 남성 A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3일 청주시 상당구 전통시장에서 노점상 B(70대·여)씨에게 2000원 상당의 된장을 구매한 뒤 5만원짜리 장난감 지폐를 주고 4만8000원을 되돌려받은 혐의를 받는다.
이후 돈을 세던 중 B씨는 해당 지폐가 가짜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장난감 지폐 사진을 보면, 신사임당 얼굴이 만화 같은 그림체로 조잡하게 그려져 있고, ‘오만원’ 글씨도 두껍게 적혀있다. 금빛인 실제 오만원권과 달리, 이 장난감 지폐는 주황색에 더 가깝다. 통상 노점상은 돈을 받고 그 자리에서 자세히 확인하지 않기에, 고령의 B씨가 이를 실제 지폐로 오인했을 가능성이 크다.
B씨는 “가짜 돈을 받았다”며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CC(폐쇄회로)TV 분석 등을 통해 지난 16일 대전 유성에서 A씨를 붙잡았다.
조사 결과 A씨는 의도적으로 B씨에 장난감 지폐를 건넨 것으로 확인됐다. 그의 주거지에서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한 5만원짜리 장난감 지폐 33장이 발견됐으며, 전통시장의 또 다른 상인 3명에게도 같은 수법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절도 등 다수의 전과가 있는 A씨는 경찰에서 “생활비가 부족해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의 연령대 대부분은 고령이며 이들이 손님이 많을 때는 제대로 지폐를 살펴보지 않는다는 점을 노리고 범행을 한 것 같다”고 했다.
경찰은 최근 아이들 놀이용이나 영화 소품용 가짜 화폐가 유통되고 있어 현금을 받을 때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