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에게 공짜로 음식 줬다가 날벼락 맞은 음식점 사장
2023-12-26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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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주, 음식 제공하고 뺨 맞은 격
블로거 “난 느낀 그대로 쓰는 체험단”
한 ‘블로거지’가 음식과 무관한 트집을 잡는 글을 블로그에 올렸다가 누리꾼들에게 뭇매를 맞고 있다. 블로거지란 식당을 홍보해주겠다고 제의하며 음식을 공짜로 얻어먹는 블로거를 뜻한 신조어다.
울산의 한 음식점주가 홍보 차원에서 맛집 블로거에게 음식 2인분을 무료로 대접하고도 음식과 무관한 트집을 잡혔다고 말했다.
닉네임이 ‘마마궁’인 이 업주는 지난 25일 인터넷 커뮤니티 MLB파크에 ‘더러워서 장사하기 싫네요’란 글을 올렸다.
업주는 최근 블로거 10명을 초청해 무료로 음식을 제공하고 식당을 블로그에 소개하는 방식의 소셜미디어 광고를 진행했다. 그런데 마지막 날 혼자 방문해 제육볶음 2인분을 무료로 먹은 블로거가 자기 블로그에 “음식이 짜다”, “반찬이 식었다”, “밥과 요구르트를 하나밖에 주지 않았다”는 등의 혹평을 올렸다.
문제의 블로거는 ‘울산 성안동 OOO곱창 찐 후기’란 글에서 “혼자인데 점심 특선이 2인분부터 된다고 하더라. 2인분을 주문했는데 밥이랑 요구르트를 1개씩만 주더라”며 “2인분이어야 하는 게 아닌가. 의문이 드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육볶음이 콩나물 산 위에 올려졌고 반찬은 집에서 먹는 평범한 느낌이었다”라며 “한 입 먹었는데 제육볶음이 너무 짜더라. 술안주로 만든 메뉴란 생각이 들 정도”라고 평가했다.
그는 심지어 서비스로 받은 음식에 대해서도 혹평했다. 그는 “서비스로 배추전을 줬는데 차고 싱거워서 서비스를 받았다는 느낌이 안 들었다. 안 주느니 못한 맛”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반찬이 다 차가웠다. 날이 추워서 따끈한 메뉴가 같이 나오면 좋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쌈 채소로 나온 배추에 대해선 “아삭한 맛이 나는 단 배추가 아니어서 아쉽다. 다음에 오면 아삭한 배추가 나왔으면 좋겠다”라고 평가했다.
글 마지막에선 요구르트를 다시 언급했다. 블로거는 “홀로 나온 불쌍한 요구르트. 2인 주문이면 2개가 나와야지. 혼자 가는 분들은 정당하게 요구하길”이라고 말했다.
블로거는 빈 제육볶음 접시를 담은 사진을 올리면서 “내가 맛보고 받은 느낌 그대로 온전히 적었는데 아쉬움이 남는 맛집이다”라고 결정타를 날렸다.
업주는 억울하다고 했다. 그는 “좋은 글을 올려달라고 블로거들을 초청해 공짜로 음식을 제공했는데 뭐가 문제일까. 어이가 없고 힘 빠진다”라며 “블로거가 점심특선을 저녁에도 줄 수 있느냐고 해서 ‘그렇게 편의는 못 봐준다’라고 했더니 혼자 (점심때) 왔다”라고 말했다.
업주는 “점심특선이 2인분 기준이라 그대로 줬고 요구르트는 한 명이라 1개만 줬다”라며 “진짜 손님도 아니고 내가 (공짜로) 음식을 제공하는데 요구르트 2개가 나가야 하냐. 배추전도 바로 구워서 나갔고 내가 반찬도 직접 리필해준다”라고 주장했다.
누리꾼들은 “최악의 블로거다”, “공짜로 먹고 갔으면 좋게 좀 쓰지”, “무슨 불만이 이렇게 많아. 먹기는 다 먹었네”, “공짜로 먹고 심보 봐라”, “갑질 적당히 하길”, “사람답게 살아라”, “못됐다”, “꼭 돈 내고 먹은 것처럼 썼다. 제공해줬다고 써야지”, “악의에 차서 올렸네” 등의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관심이 폭주해 해당 블로그의 방문자는 26일(오후 4시 20분 현재)에만 4만 명을 넘어섰다. 현재 해당 글은 비공개로 전환된 상태다.
블로거는 비판이 쏟아지자 “저는 중간 업체를 통해 식당을 소개받고 음식이나 서비스를 제공받은 뒤 느낀 그대로 글을 쓰는 체험단이다”라면서 “중간업체를 통해 점심특선 2인 제공 체험권을 받았다. 8일 예약을 위해 연락했고, 9일 방문해 예약이 가능한지 물어봤으나 안 된다고 해서 16일 방문하기로 예약을 잡았다”고 밝혔다.
음식점주는 블로그 글이 비공개로 전환되자 누리꾼들에게 “다들 도와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