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빠졌냐고“ ”그 친구 수영할 줄 알아?” 임성근 전 사단장 통화 녹취, 충격
2023-12-21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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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해병대 1사단장과 대대장의 통화 내용 공개돼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통화 녹취가 공개됐다.
21일 MBC는 임성근 전 사단장이 고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 당시 채 상병 소속 대대 대대장과 통화한 내용을 보도했다.
발언 내용은 충격적이다.
대대장이 전화를 받자 임 전 사단장은 "어떻게 됐냐?"라고 짧게 물었다.
대대장은 "저도 현장으로 지금 가고 있습니다. 저 위에 있다가"라고 말했고, 임 전 사단장은 "그래?"라고 했다.
대대장이 "인원은 떠내려.. 깊은 데서는 안 했다는데 인원이 떠내려가고 지금 안 보인다고 그래서, 빨리 가보고 있습니다"라고 하자, 임 전 사단장은 "어"라고 했을 뿐이다. 대대장이 다시 "빨리 가보겠습니다. 가서 보고 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하자, 임 전 사단장은 "가봐"라고 했다.
이후 대대장의 현장 확인 후 두번째 통화에서 임 전 사단장은 "왜 빠졌고 누가 옆에 있었고 그걸 알 수가 있냐?"라고 물었다. 채 상병의 구체적인 행방을 묻거나, 구조 작업의 진행 등에 대한 질문이나 확인은 전혀 없었다. 전체 통화에서 아예 없었는지, MBC가 보도한 녹취에만 드러나지 않은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대대장은 "예, 작업하는 팀이 중위 노OO, 중사 박OO, 상사 김OO 있었는데..."라고 설명하던 도중 임 전 사단장의 그의 말을 자르면서 "그래그래, 그런데 왜 빠졌냐고"라고 또 물었다. 이때도 구명조끼, 안전장비 관련 질문은 하지도 않았다. 이 역시 보도된 녹취에만 빠진 건지 아예 없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대대장은 "이게 높은 깊이까지, 삽으로 밑을 물 바닥을 긁다보니까"라고 설명을 시작했다. 이때 옆에서 다른 이가 설명을 돕는 걸로 보이는 소리도 희미하게 들렸다.
이어 대대장이 "지반이 무너지면서 빠져들어갔다고 합니다"라며 실종경위를 설명했는데, 임 전 사단장은 "그 친구가 수영할 줄 아냐"라고 물었다.
대대장은 "네 수영 잘 한다고 합니다. 덩치도 좋고 수영도 잘 한다고 합니다"라고 답했다. 임 전 사단장은 "어 알았다"라고 답했다. 대대장은 "예 필승!(부대 경례 구호)"이라고 말했다.
(*위에 언급된 녹취 내용은 MBC가 보도한 녹취 내용을 전한 것입니다.)
MBC 보도에 따르면 임 전 사단장은 사건 이후 수사단 조사에서 "수중수색을 지시한 적도, 보고도 없었다. 그렇게 위험하게 수색하는 줄 알았다면 미리 조치했을 것"이라 주장했다고 한다.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은 지난 8월 17일 국방부 감찰단 조사에서 "임 전 사단장으로부터 하천 주변 수색하다 둑이 무너져서 물에 빠졌다고 보고받았다. 물에 들어갔다곤 생각 못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하지만 대대장의 보고에는 '둑 붕괴'란 말은 전혀 언급조차 없었다고 한다.
채수근 상병 사건을 수사하다 보직해임된 박정훈 전 수사단장(대령) 측 법률대리인 김경보 변호사는 "당시 임성근 전 사단장이 사령관에게 사고 원인을 둑 붕괴로 보고한 게 충격이었다. 마침 당시 녹취를 발견해 공개하는 것"이라 밝혔다.
고 채수근 상병은 지난 7월 19일 예천군에서 폭우로 실종된 민간인을 수색하다가 급류에 휩쓸렸다. 당시 위험한 구조 작업인데도, 구명조끼조차 지급되지 않았다.
그는 어머니의 만류에도 해병대에 자진 입대할 만큼 나라를 생각한 청년이었다. 숨지기 며칠 전엔 어머니 생신이라며 소고기 선물을 보냈다고 한다. 친인척들에 의하면 채 상병은 부모가 결혼 10년 만에 시험관 시술로 어렵게 품에 안은 귀한 자식이었다.
한편 경북경찰청은 7월 8일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 대해 '무혐의'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