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소유예 처분… 경복궁 두 번째 낙서범의 충격적인 과거, 뒤늦게 알려졌다

2023-12-20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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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이 오늘(20일) 단독 보도한 내용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된 경복궁 담벼락

경복궁 담벼락에 낙서한 뒤 자수했던 20대 남성이 과거 예술품 절도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YTN이 20일 단독 보도한 내용이다.

경복궁 담벼락을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한 모방범행 용의자 20대 남성 A씨가 18일 경찰서에 자진 출석해 조사받았다. / 연합뉴스
경복궁 담벼락을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한 모방범행 용의자 20대 남성 A씨가 18일 경찰서에 자진 출석해 조사받았다. /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경복궁 담벼락에 2차로 낙서하고 도망갔던 20대 남성 A씨가 지난달 서울 경복궁역 주변에 있는 미술관 전시품을 훔쳐 경찰 조사를 받았다.

A씨가 훔친 물품은 미술관에 전시된 '모자'였다. 이후 그는 훔친 모자를 중고 거래 플랫폼에 올렸고, 범행 과정을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블로그에 후기로 남기기까지 했다.

심지어 A씨는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도착한 경찰서 앞에서 훔친 모자를 쓰고 사진을 찍는 등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A씨는 검찰 단계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지난달에 이어 A씨는 지난 17일 오후 10시 20분쯤 경복궁 영추문 왼쪽 담벼락에 스프레이를 뿌려 낙서했다가 하루 만에 자수했다. 그는 붉은색 스프레이로 특정 가수와 앨범 이름을 벽에다 낙서한 혐의(문화재보호법 위반)를 받는다.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된 경복궁 담벼락 / 연합뉴스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된 경복궁 담벼락 / 연합뉴스

앞서 16일 경복궁 영추문과 국립고궁박물관 주변 쪽문, 서울경찰청 외벽이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된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경찰은 A씨의 범행을 '모방 범행'으로 추정해 왔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관심을 받고 싶어서 낙서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또 경복궁 담벼락에 '첫 번째 낙서'를 한 10대 남녀 피의자 2명도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범행 현장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토대로 이들의 신원을 특정했으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택시 승·하차 기록과 결제 내역을 확보하는 등 수사망을 좁혔다.

이들은 "낙서를 남기면 돈을 주겠다"는 지인의 제안을 받은 후 이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문화재 낙서 범행이 일어나자, 경찰은 "서울경찰청 기동대 1개 중대를 오후 8시부터 오전 8시까지 투입해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경희궁 등 서울 시내 5개 궁궐 순찰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현행법상 국가지정문화재의 현상을 변경하거나 보존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행위를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한다.

문화재청 관계자들이 경복궁 담장에 새겨진 낙서 제거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 뉴스1
문화재청 관계자들이 경복궁 담장에 새겨진 낙서 제거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 뉴스1
home 강보라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