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참사' 막았다…인천 호텔 대형 화재, 사망자 1명도 나오지 않은 이유

200여 명이 투숙 중이던 인천시 남동구 호텔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사망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은 배경에 눈길이 쏠렸다.

앞서 17일 오후 9시 1분쯤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의 한 호텔 기계식 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지하 3층, 지상 18층 연면적 8410㎡ 규모인 이 호텔에는 당시 131개 객실이 체크인돼 약 200명의 투숙객이 묵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했던 이날 화재는 다행히 사망자 없이 부상자 54명이 발생하는 것에 그쳤다. 부상자 중 중상자는 2명, 경상자는 13명으로 집계됐다. 중상자들 역시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중 단순 연기 흡입 환자 39명은 진료 후 귀가한 상태다.

조선일보는 18일 투숙객 말을 빌려 소방당국의 신속한 대처가 인명 피해를 최소화했다고 보도했다. 실제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17분 만에 인접한 5∼6곳 소방서의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대응 2단계를 발령했고, 소방관 등 404명과 장비 129대를 투입해 신속한 진화와 구조 작업에 나섰다. 불길은 화재 발생 1시간 30여 분 만인 오후 10시 30분쯤 완전히 잡혔다.

화재 당시 호텔 1층에 있었다는 옥세준 씨는 조선일보에 "호텔 1층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걸 직원들과 함께 봤고 급한 마음에 바로 호텔 밖으로 나왔는데, 벌써 소방차와 구급차가 오고 있는 게 보였다"며 "호텔 로비 1층에 검은 연기가 빠르게 들어찼는데, 소방 쪽에서 연기를 빨리 빼줘 화재 초기 다른 사람들이 대피할 수 있었다. 소방당국이 대처를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산소통을 맨 채 호텔 계단을 오르내리며 마스터키로 일일이 객실 출입문을 열어 내부에 투숙객이 있는지 확인해 인명피해를 막은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18일 연합뉴스에 "관할 소방서의 선착대가 신고 접수 5분 만에 신속하게 현장에 도착했고 투숙객 현황을 먼저 파악한 뒤 대피할 수 있도록 했다"며 "호텔의 기계식 주차장으로 불이 빠르게 확산됐으나 호텔의 본건물로는 최대한 번지지 않도록 막아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48m 높이 기계식 주차장에 있던 차량이 불에 타면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다. 인천 남동구는 불이 난 호텔 건물이 150실 규모로 허가를 받은 뒤 불법으로 용도를 변경해 200개 객실을 운영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