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달라고 애원했지만 잔혹하게 살해”…청주 노래방 살인사건 범인, 결국 꼬리 잡힌 이유

2023-12-18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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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당국 기민한 추적 끝에 거주지에서 검거
체포 당시 치매 노인 흉내 내며 범행 부인

충북 청주 한 노래방에서 참혹한 살인을 저지르고 달아났던 범인이 결국 경찰에 꼬리를 잡혔다. 범인은 범행 당시 마스크를 한 채로 모자까지 눌러써 신원 노출을 최소화하며 현장을 벗어났지지만, 수사망을 촘촘히 좁힌 경찰의 끈질긴 추적 끝에 결국 검거됐다.

(왼쪽)국내 한 노래방 자료사진. (오른쪽)청주의 한 노래방에서 60대 업주를 흉기로 위협해 금품을 빼앗은 뒤 살해한 50대 A씨가 18일 오후 청주지법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으러 청원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 뉴스1, 연합뉴스
(왼쪽)국내 한 노래방 자료사진. (오른쪽)청주의 한 노래방에서 60대 업주를 흉기로 위협해 금품을 빼앗은 뒤 살해한 50대 A씨가 18일 오후 청주지법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으러 청원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 뉴스1, 연합뉴스

18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해당 사건 신속한 수사를 위해 관할 경찰서인 청주 청원경찰서와 충북경찰청 등 소속 형사 30여 명을 빠르게 투입해 범인 A 씨를 추적했다. 흰머리, 모자, 마스크 등 노래방 내부 CCTV에 찍힌 제한적인 A 씨 인상착의를 토대로 경찰은 밤샘 수사를 한 것은 물론, 주말까지 반납해 가면서 확보한 CCTV 100대 이상을 이 잡듯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는 "수사 초기에는 사건 현장을 중심으로 CCTV가 없는 도로가 많았고, 범행 시간이 늦은 밤인 데다 눈비까지 내려 용의자를 찾는 데 애를 먹기도 했다"면서도 "끈질긴 발품 및 탐문수사로 사건 발생 약 40여 시간 만에 범인을 거주지에서 검거했다"고 전했다.

청원경찰서 관계자는 "한 팀은 범행 이후의 동선을, 다른 한 팀은 범행 이전의 동선을 역추적하며 수사망을 좁혔다"며 "이 과정에서 A 씨가 범행 이전에 시내버스를 여러 차례 탑승한 것을 확인했고, 버스 정류장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탐문 수색 등을 벌여 주거지를 특정했다"고 연합뉴스에 설명했다.

모습 드러낸 청주 노래방 업주 강도 살해범. / 연합뉴스
모습 드러낸 청주 노래방 업주 강도 살해범. / 연합뉴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검거 당시 치매 노인인 척 연기하며 범행 자체를 부인했다. 집안 내부에서 A 씨가 범행 때 착용한 마스크, 모자 등을 토대로 경찰이 끝까지 추궁하자 결국 범행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A 씨 집에는 도검, 단도 등 흉기 20여 점이 발견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다고 진술하면서도 유족이 입은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취지 말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씨가 계획적으로 범행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A 씨가 타인 명의 통장을 사용하고 있는 점, 훔친 돈으로 밀린 월세를 낸 점 등을 미뤄 생활비를 벌기 위해 범행했을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

충북경찰청 이상헌 강력계장은 "CCTV를 보면 피의자는 업주가 살려달라고 애원했음에도 잔혹하게 범행을 저질렀다"며 "신상 공개와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연합뉴스에 밝혔다.

경찰은 A 씨에 대해 강도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한 상태다. 18일 오후 2시 A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15일 오전 청주 노래방 여주인 살해한 뒤 달아난 사건이 발생했다. / 연합뉴스
지난 15일 오전 청주 노래방 여주인 살해한 뒤 달아난 사건이 발생했다. / 연합뉴스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