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살해 변호사 아버지 누구…음성 '녹취록' 내용 공개

2023-12-15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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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선 국회의원 아버지
119 신고 당시 통화 내역

대형 로펌 출신 변호사 A 씨가 부부 싸움 도중 아내를 살해하고 뒤늦게 119에 신고한 통화 내역이 공개됐다.

통화 내역에는 전직 검사 출신이자 다선 국회의원 아버지 B 씨가 이미 현장에 도착해 119 상황요원과 나눈 대화 내용도 담겨 있었다.

노란 잠바를 입은 아내 살해 변호사 A씨 / 뉴스1
노란 잠바를 입은 아내 살해 변호사 A씨 / 뉴스1

15일 소방청이 무소속 이성만 의원실에 제출한 119신고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아내 살해 변호사 A 씨는 지난 3일 오후 7시 49분쯤 다급한 목소리로 "구급차가 급히 필요하다"라며 119에 신고했다.

이어 119 상황요원이 "누가 아픈 거냐"라며 묻자 A 씨는 "우리 가족이 아프다. 와이프가 아프다"라고 답했다. 또 "아내분 어디가 아프냐. 배가 아프냐"라는 질문에 "크게 다쳤다. 머리도 다치고 크게 다쳤다"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구급 대원은 A 씨에게 정확한 환자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질문을 계속 던졌다. 상황요원은 A 씨에게 "(환자) 의식이 있느냐"라고 물었고 A 씨는 "의식이 조금 있다. 조금 반응은 하는데 크게 반응하지는 않는다"라고 답했다.

이후에도 상황요원은 A 씨에게 아내 상태를 상세하게 설명해달라고 재차 요구했다. 그러자 A 씨는 "말을 못하는 것 같다. 정확히 모르겠다. (숨소리) 조금 들린다"라며 점차 어수선한 답변을 내놨다.

그러자 상황요원은 "옆에 있는 젊은 사람 바꿔달라"라고 말했고 전화기를 넘겨 받은건 다름 아닌 80대인 아내 살해 변호사 아버지 B 씨였다.

음석 녹취록을 표현하기 위한 참고 사진 / Ramcreative-www.shutterstock.com
음석 녹취록을 표현하기 위한 참고 사진 / Ramcreative-www.shutterstock.com

먼저 사건 현장에 도착해 있던 B 씨는 침착하게 전화를 넘겨 받고 "응급처치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사고가 나서 피가 많이 흐른다. 우선 빨리 와달라"라고 재촉하는 음성도 담겨 있었다.

하지만 아내 살해 변호사 A 씨가 119 신고 전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하면서 아내를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을 허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아버지가 현장에 도착하고 나서야 119에 신고했고 그의 말과 달리 119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피해자 상태는 위중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119구급대 '구급활동 보고서'에 따르면 '접촉 당시 환자 무의식, 무호흡, 맥박 없음, 바닥에 피가 흥건, 목 외상, 이마 열상, 두부 출혈로 외상성 심정지 추정'이라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었다.

한편 경찰은 "(아내 살해 변호사) 아버지는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고 형사입건은 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A 씨는 영장실질심사 결과 도주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해 지난 12일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가운데 노란 외투 입은 대형 로펌 출신 50대 아내 살인 변호사 / 뉴스1
가운데 노란 외투 입은 대형 로펌 출신 50대 아내 살인 변호사 / 뉴스1
home 김태성 기자 taesung1120@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