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두환 시절 피해자들에게 정식 사과…“진영 논리와 무관”

2023-12-14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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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당하고 프락치 활동 강요당한 피해자들
“피해 회복 돕기 위해 국가배상 판결 항소 포기”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 뉴스1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 뉴스1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전두환 정권 당시 극심한 피해를 당하고 최근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낸 피해자들에게 사과했다.

법무부는 "대한민국을 대표해 피해자분들께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피해 회복을 돕기 위해 (국가배상 판결에 대한) 항소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라고 한 장관 말을 전했다.

이어 "앞으로도 국민의 억울한 피해가 있으면 진영 논리와 무관하게 적극적으로 바로잡겠다"라고 덧붙였다.

이종명·박만규 목사는 '프락치 강요 사건'의 피해자로, 최근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달 22일 이들에게 국가가 각각 9000만 원씩 지급하라며 판결했다.

지난 2021년 11월 29일 대구 팔공총림 동화사에서 열린 전두환 씨 삼우제에 참석한 부인 이순자씨가 합장한 채 영정을 뒤따르고 있다 / 뉴스1
지난 2021년 11월 29일 대구 팔공총림 동화사에서 열린 전두환 씨 삼우제에 참석한 부인 이순자씨가 합장한 채 영정을 뒤따르고 있다 / 뉴스1

'프락치 강요 사건'은 전직 대통령인 고(故) 박정희와 전두환 씨 집권 시절 정권을 비판하는 학생 운동에 가담한 학생들을 강제 징집하고 프락치(신분을 감추고 활동하는 정보원)로 이용한 대공 활동이다.

이종명·박만규 목사는 1983년 군 복무와 대학 재학 중 불법 체포돼 감금 상태에서 고문 등의 가혹행위를 당했다. 이후 동료 학생에 대한 감시와 동향 보고 등 프락치 활동을 강요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이 목사는 지난 9일 첫 변론기일에서 "금전적 목적보다는 국가로부터 분명한 사과를 받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소송을 냈다"라며 "죽음의 문턱 앞에서 진술과 프락치 행위를 강요당한 기억이 트라우마가 됐고 제 인생이 나락에 빠졌다"라고 호소했다.

박 목사도 "재판을 통해 (잘못을) 명백히 가리고 국가폭력에 대한 사과를 받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박 목사는 당시 정권에 의해 두 번이나 끌려가 약 열흘에서 22일 동안 감금된 채 고문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home 이설희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