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구의회 의장 탑승 차량, 무단횡단 유모차 쳐…3세 여아 사망

서울 강북구의회 의장이 탄 관용차를 운전하다 교통사고를 내 3세 여자아이를 숨지게 한 운전자가 금고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2단독 이창열 부장판사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기소된 김모 씨(44)에게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 씨는 지난 4월 19일 서울 강북구 미아동의 한 교차로에서 무단횡단을 하던 유모차를 친 혐의를 받는다. 당시 김 씨는 교차로에서 좌회전을 하다 유모차를 끌고 무단횡단하던 보행자와 유모차 안에 있던 손녀 A양(3)을 쳤다.

조사 결과 김 씨는 교차로에서 우회전하던 중 목적지가 변경되자 급하게 좌회전하던 중 보행자와 유모차를 미처 보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A양은 즉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치료 도중 1시간 만에 사망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여 전방을 주시했다면 사고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나이 어린 피해자가 사망함으로써 그 결과가 매우 중하다"라고 판시했다. 다만 유모차를 끌던 보행자가 무단횡단했다는 점을 참작했다.

사고 차량에 타고 있던 허광행 전 강북구의회 의장은 사고 직후 의장직에서 사퇴했다. 허 전 의장은 사과문에서 "강북구의회 의장으로서, 특히 본인의 업무 차량으로 인한 사고라는 점에서 깊은 책임을 느낀다. 의장직을 내려놓는 게 고인과 유족분들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