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셨냐?” 핀잔에 암 투병 장모 몸에 불 붙인 사위의 최후

암 투병으로 병원에 입원한 장모의 몸에 불을 붙인 사위가 징역형에 처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이태웅 부장판사)는 현주건조물방화치상 등 혐의로 기소된 김 모(44)씨에게 최근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김 씨는 지난 5월 29일 폐암 말기로 서울 노원구의 한 병원에 입원해 있던 장모 A(68)씨에게 라이터로 휴지에 불을 붙여 A씨에게 던진 혐의다.

당시 김 씨는 "술을 마셨느냐?"는 A씨의 질책에 화가 나 불을 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김 씨는 아내와 교대로 A씨 병 간호를 해왔고, 범행 당일에도 간병을 위해 병원에 간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A씨는 두피와 왼손, 얼굴·목 부위 등에 2도 화상을 입었다. 이후 김 씨는 “퇴마 의식을 하는 과정에서 불이 붙은 휴지를 공중에 날렸으나 A씨가 갑작스레 움직여 머리카락에 닿은 것”이라며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환각·착란 등 부작용이 있는 우울증 약을 과다 복용해 심신상실 또는 심신 미약 상태였다고도 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김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미필적으로나마 불이 A씨와 침대, 병원 건물에 옮겨 붙을 수 있음을 인식하면서 범행을 해 고의가 있었으며 당시 심신 미약 상태도 아니었다”고 판시했다.

다만 존속살해미수 혐의에 대해선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하려고 하는 살인의 고의를 가지고 불을 질렀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무죄를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