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에 출장 갔다가 충격받고 '현타' 온 중소기업 직원이 올린 글
2023-12-12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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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화장실·식당에서 놀란 중소기업 직원 “막막하다”
대기업으로 출장을 간 중소기업 직원이 박탈감을 호소하며 올린 글이 누리꾼들에게 씁쓸함을 안기고 있다.
‘어제 대기업에 출장 가봤는데 중소기업이랑 너무 차이 나더라’란 글이 최근 디시인사이드 중소기업 갤러리에 올라왔다.
중소기업 직원인 A씨는 납품한 물건에서 불량이 발견돼 처음으로 대기업으로 출장을 가게 됐는데 자기 직장과 너무 다른 근무환경에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화장실부터 너무 깨끗하더라. 우리 회사에도 청소 아줌마가 있지만 (화장실)의 기본 퀄리티부터 차이가 나더라. 화장실도 따뜻한데 환풍구가 천장에 6개나 있었다”고 말했다.
A씨는 비데는 당연히 설치돼 있고 변기 소독제를 자동으로 분사하는 기계까지 설치돼 있었다며 놀라워했다.
글쓴이는 화장실에 비치된 화장지를 보고도 놀랐다. 그는 “(똑같이) 동그란 대용량 화장지가 있었는데 (화장지에) 눈금이 나 있어서 한 칸 두 칸 쉽게 끊어지고 살짝 푹신했다”고 말했다.
그에겐 세면대도 놀라움 자체였다. 손을 갖다 대면 물이 알아서 나오고 비누를 비치하는 대신 손 세정제를 자동으로 분사하는 기기가 마련돼 있었다고 했다.
“손 씻을 때 수도꼭지를 잠그느라 손이 다시 더러워질 일이 없더라. 손 건조기 바람 세기도 정말 세더라. 손이 날아가는 줄 알았다. 우리 회사 화장실은 철문으로 돼 있어서 손을 씻고 나올 때 문고리를 돌리느라 손이 다시 더러워지는데 그곳은 그렇지 않더라.”
A씨는 식당도 자기 회사와 달랐다고 했다.
“밥 먹으러 갔더니 돈가스를 줬는데 오므라이스 하나에 돈가스를 하나 통째로 주더라. 한 입 먹으니까 육즙이 돈가스에 고스란히 있더라. 정말 놀랐다. 진짜 납작하고 말라비틀어진 우리 회사 돈가스 처먹다가 대기업 돈가스 먹으니까 돈가스 처음 본 아이처럼 식당에서 잠깐 돈가스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너무 예상치 못해서.”
돈가스를 다 먹은 뒤에도 놀라움이 이어졌다고 글쓴이는 말했다. 그는 “다 먹고 식판을 놓으러 갔는데 물 같은 걸 알아서 뿌려주는 기기가 있어서 살짝 세척한 식판을 올려놓았다. 식판 놓는 곳이 컨베이어라 놓으면 알아서 식판이 식당 안으로 들어가더라”라고 말했다.
글쓴이는 근무환경이 쾌적한 까닭인지 직원들 표정도 밝아 보였다고 했다. 그는 “회사 사람의 표정이 너무 표정이 좋아 보이더라. 서로 웃고 떠들면서 밥을 먹더라. 입고 있는 작업복도 깨끗하고 말끔했다. 내 또래 젊은 사람들도 자주 보이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회사 ‘틀딱’들은 젊은 직원이 들어오면 여친이 있는지, 차가 있는지, ‘이대남’인지나 물어본다”라면서 “그냥 막막하다”고 했다.
대기업 채용 축소로 청년 구직난이 심각해지고 있지만 절대다수 구직자가 중소기업을 외면해 고용시장 불균형이 커지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청년구직자 300명을 대상으로 ‘청년세대 직장 선호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청년들이 선호하는 직장(복수응답)은 대기업(64.3%), 공공부문(44.0%), 중견기업(36.0%) 순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을 선호한다는 응답은 대기업의 4분의 1 수준인 15.7%에 불과했다. 구직자들이 대기업을 선호하는 건 연봉 수준, 복지 제도, 근무환경 등이 중소기업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낫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