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많을수록 애 안 낳아…연 7000만원 이상 고소득자 무자녀 비율이 10% 더 높은 이유

2023-12-12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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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2022년 신혼부부통계' 발표
최근 5년 내 혼인신고 후 국내 거주 중 부부 조사

연 평균소득이 7000만원 이상인 고소득 신혼부부일수록 무자녀 비중이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소득 규모보다 우리 사회의 경쟁 압력과 불안이 초저출산 문제의 핵심 원인이라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도시 야경을 보는 커플 (참고 사진) ./ Stock for you-shutterstock.com
도시 야경을 보는 커플 (참고 사진) ./ Stock for you-shutterstock.com

통계청이 지난 11일 발표한 '2022년 신혼부부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초혼 신혼부부의 연간 평균소득은 6790만원으로 전년 대비 6.1%(390만원) 증가했다.

구체적인 조사 대상은 최근 5년 이내 혼인신고를 하고, 국내에 거주하면서 혼인 관계를 유지 중인 부부다.

소득 구간별로 보면 '5000만~7000만원 미만'이 22%로 가장 많았고, 이어 '7000만~1억원 미만' 21.3%, '3000만~5000만원 미만' 20.2%, '1억원 이상' 17.9% 순이다.

연 평균소득은 늘었지만 자녀가 있는 신혼부부의 비중은 오히려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해 초혼 신혼부부 81만5000쌍 중 자녀가 있는 신혼부부는 43만7000쌍(53.61%)으로 전년 대비 0.6% 감소했다.

놀라운 점은 소득이 높으면 유자녀 비율이 높을 것이란 일반적인 통념이 빗나갔다는 것이다.

연 평균소득이 7000만~1억원 미만인 신혼부부는 유자녀 비중이 46.2%, 1억원 이상인 신혼부부는 48.4%로 조사됐다. 이를 해 집계한 7000만원 이상 신혼부부의 유자녀 비율은 47.3%다.

반면 연 평균소득이 7000만원 미만인 신혼부부들은 유자녀 비중(58.2%)이 더 높았다.

구체적으로 △1000만원 미만 60.1% △1000만~3000만원 미만 58.1% △3000만~5000만원 미만 59.8% △5000만~7000만원 미만 54.8% 순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소득이 7000만원 이상인 구간에서 무자녀 비중이 더 높게 나타났지만, 외벌이 부부는 맞벌이보다 소득이 상대적으로 낮아도 유자녀 비율이 높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저출산 문제의 주된 원인은 소득 규모보다 만연한 경쟁 압력과 불안에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국은행은 최근 펴낸 '초저출산 및 고령화사회: 심각성과 그 원인은' 보고서를 통해 "저출산의 핵심 원인은 경쟁 압력과 고용·주거·양육 등에 대한 불안이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경쟁 압력을 많이 느끼는 청년일수록 희망 자녀 수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이라고 설명했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