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보다 협상 어렵다”는 차명석 LG단장에 임찬규 “고맙습니다”

2023-12-08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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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시즌 14승으로 개인 최다승
일구대상 최고 투수상 수상한 임찬규

차명석 단장에게 축하받는 임찬규 / 연합뉴스
차명석 단장에게 축하받는 임찬규 / 연합뉴스

비교적 조용하게 흘러가는 이번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임찬규(31·LG 트윈스)는 '14승 투수'답지 않게 조용하다.

타 구단 이적 가능성이 희박하고 암묵적으로 LG에 잔류하는 분위기라서다.

LG 팬으로 야구 선수 꿈을 키우고 LG에서 올해 29년 만의 통합 우승 주역이 된 임찬규는 8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23 일구상 시상식에서 최고투수상 수상의 영광을 차지했다.

평소 친분이 남다른 임찬규와 차명석 LG 단장은 시상식에서 임찬규의 거취를 놓고 한 차례 '만담'을 벌였다.

LG 구단 직원을 대표해 프런트상을 받은 차 단장은 "120만명 관중도 어려웠고, 29년 만의 우승도 어려웠다. 그렇지만 가장 어려운 건 임찬규와 FA 계약"이라고 말해 모두를 웃겼다.

일구상 최고 투수상을 받은 LG 임찬규  / 연합뉴스
일구상 최고 투수상을 받은 LG 임찬규 / 연합뉴스

임찬규에게 얼마를 줘야 하는지 고민하는 구단 운영 최고 책임자다운 말이다.

이에 임찬규는 "저와 계약 협상이 어렵다는 게 아니라 (가치를) 측정하기 어려우신 거 같다. 에이전트를 통해 딱 한 번만 만났기에 아직은 저를 존중하는 말투로 하신 말이다. 정말 감사드린다"고 정중하게 받았다.

임찬규의 말대로 LG와 임찬규 측은 한 번만 만났다.

임찬규 에이전트인 리코스포츠 이예랑 대표가 미국에 머무르고 있어서 이 대표가 귀국한 뒤에야 협상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임찬규는 "아직 크게 오간 내용은 없다. 모든 선수는 빨리 계약하고 싶은 마음일 것"이라면서도 "그래도 급한 거 없이 차분하게 생각하고 운동하려 한다"고 했다.

임찬규는 타 구단 제의가 있었냐는 질문에 "조용하더라"면서 "(LG에 잔류하는) 분위기로 가는 거 아닌가?"라고 인정했다.

지난해 FA 자격을 얻었다가 좋지 않은 성적으로 '재수'를 선택했던 임찬규는 올해 개인 최다승인 14승으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포효하는 임찬규 / 연합뉴스
포효하는 임찬규 / 연합뉴스

인생에 몇 번 없는 기회라 최대한 좋은 조건으로 계약하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지만, LG에 대한 마음은 마치 첫사랑에 빠진 사춘기 소년처럼 숨기지 못했다.

임찬규는 "우승하고 나서 여운은 아직도 남았다. (한국시리즈가) 끝난 직후보다는 2주 지나니까 더 온다. 정신없이 지내다가 조금 추스를 시간을 가지며 영상을 보니까 막 (감정이) 온다"고 감동을 떠올렸다.

그러고는 "내년, 내후년에도 우승하고 싶다"며 LG에 애정을 드러냈다.

LG 동료들이 잔류를 당부한 것도 임찬규의 마음을 울렸다.

임찬규는 "동료들이 남아주길 바란다는 것 자체가 큰 행복이다. LG에서 13년 동안 잘 살았다는 생각이 든다"며 "가족 같은 사람들이 반겨주니까 좋다"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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