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애들 데리고 뭐 하는 짓" 현 시각 불만 폭주 중인 '똑닥' 사태
2023-12-06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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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과 오픈런 해소했다는 평 받은 '똑닥'
유료화 이후 진료 차별 논란까지 제기돼
병원 진료 예약 앱 '똑닥'이 초래한 소아과 무기한 대기 사태와 관련해 네티즌들의 비판이 폭주하고 있다.
병원에 방문하지 않고 핸드폰으로 미리 진료를 예약하는 앱 '똑닥'을 사용하는 병원이 늘어나며 일부 소아과 환자들이 겪는 부당한 상황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무료로 제공되던 '똑닥' 서비스는 최근 유료로 바뀌며 월 1000원의 구독료를 받고 있다.
'똑닥'은 소아과 오픈런 해소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누적 가입자만 1000만 명, 이를 활용하는 연계 병원만 1만여 곳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똑닥' 연계 병원이 느는 탓에 아예 '똑닥'만으로 예약 접수를 받는 병원도 늘고 있다. 앱을 사용하지 않으면 진료를 받기 힘든 상황이 초래한 것이다.
편리한 서비스지만 전 국민이 특정 기업에 돈을 내야만 공공재인 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똑닥'은 진료 차별 논란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
아픈 사람은 누구나 찾을 수 있어야 할 병원이 특정 유료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노인이나 장애인 같은 사람들에게 진료 기회조차 주지 않는다는 점은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일부 사람들의 치료받을 권리가 침해당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전진한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은 "지금은 월 1000원이지만 향후 독점 구도가 형성되면 가격을 올려 의료 이용 기회에 격차가 생길 수 있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실제 한 'X'(옛 트위터) 네티즌은 한 소아과 진료 대기 명단을 공개하며 "일요일 소아과 대기 명단이다. 저 (노란색) 마크가 있는 사람은 '똑닥' 이용자. 1시 52분에 도착한 애는 '똑닥'을 이용하지 않아 1시간 넘게 대기 중인데 방금 도착한 애는 '똑닥' 썼다는 이유로 먼저 진료실에 들어갔다. 아픈 애들 데리고 뭐 하는 짓이냐"라며 황당해했다.
이를 접한 네티즌들은 "지금 카카오택시 사용이랑 똑같다. 디지털 예약 못한 노년층이나 핸드폰 잃어버린 사람은 하루 종일 기다려도 택시 못 타는 현실", "자기들이 쓸 수 있으면 남의 형편은 고려할 줄 모르는 게 요즘 사람들인가 봄", "어플이 있어서 편한 건 알겠지만 똑같이 의료보험 내면서도 의료 복지 서비스를 왜 유료 결제한 자들에게 혜택이 가도록 하고 그 이득을 사기업이 보고 앉았나" 등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일부 네티즌들은 "진짜 문제는 소아과가 부족한 거지. '똑닥' 문제가 아니다. '똑닥'이 없더라도 예약을 받는 순간 생기는 문제", "아기 데리고 소아과 2~3시간 또는 그 이상 대기해보셨느냐. '똑닥'은 좋은 의도다. 갓난아기, 돌 지난 아기 그 이상인 아이들도 소아과에서 몇 시간씩 기다리는 건 지치고 힘들다. 보통 요즘 아기 키우는 어머니들은 다들 사용하는 필수 어플이니 너무 안 좋게 바라보지 말아달라"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앞서 '똑닥' 측은 "놀이공원 '패스트트랙'처럼 우선권을 주는 것이 아니고 '줄 서기'를 대신해 주는 서비스일 뿐"이라며 "병원에 현장 접수와 모바일 접수를 병행하라고 안내하고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