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저 때문에 죽은 남친 잊고 결혼하면 쓰레기인가요?” 글, 반응 폭발
2023-12-0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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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친은 우울증 얻고 스스로 생을 마감했어요”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기일은 챙기고 있습니다”
자신이 낸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죽음을 택한 남자친구를 하늘나라로 보낸 지 10년이 지나 다른 남성과 결혼을 하게 된 여성의 하소연 글이 눈길을 끈다.
30대 여성 A씨는 지난 4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저 때문에 죽은 남자친구 잊으면 쓰레기인가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10대 시절부터 사귀기 시작해 5년 정도 만난 남자친구이 있었습니다. 여름휴가 겸 여행을 가기로 했고 차 타고 가던 도중 신호위반 하는 어린이 피하려다 사고가 났어요.
운전자는 저였고 그 사고로 인해 저는 골절 및 뇌진탕을, 남자친구는 하반신 마비를 얻었습니다. 운동하던 사람이라 그 이후 우울증을 얻고 스스로 생을 마감했어요.
다 제 탓이라는 남자친구 부모님의 원망 다 받아내며 살았습니다. 기일마다 꼬박꼬박 챙겼고요. 10년이 좀 지난 지금까지도 기일은 챙기고 있습니다.
저도 나이가 나이인지라 연애 결혼은 하지 못했지만, 부모님 주선으로 적당한 짝 만나서 결혼을 하게 됐습니다. 고교 동창들 친한 애들 모아서 밥 사고 청첩장 돌리는데 한 친구가 장난인지 뭔지 'ㅇㅇ이(남친)가 하늘에서 울겠다'라고 하는데 순간 분위기 싸해져서 그대로 자리를 파했어요.
무슨 뜻이냐고 나중에 카톡으로 물으니 말 그대로라더군요. 원래 남자친구랑 친했던 애는 맞습니다. 'ㅇㅇ이는 너 때문에 그렇게 됐는데 네가 결혼한다고 하니 좀 어이가 없었다. 나 같으면 평생 묻고 산다. 쓰레기가 아닌 이상'이라고 하는데 제가 결혼하는 게 쓰레기인가요?
결혼하고 살다 보면 잊을 수도 있겠죠. 그런데 제가 남친 죽자마자 결혼을 한 것도 아니고, 열렬하게 연애를 해서 결혼하는 것도 아니고, 시간이 흐르고 순리에 맞게 결혼을 한 건데도 이런 이야기를 들어야 할까요? 기가 막혔지만 어떤 말을 해도 문제가 될 듯 해 그냥 참았습니다. 제가 쓰레기로 보였을까 싶기도 하고요.
단도직입적으로 묻겠습니다. 저 쓰레기인가요?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거센 갑론을박을 벌였다.
A씨 입장을 이해하는 이들은 "10년이나 지났는데 산 사람은 살아야죠" "음주도 졸음도 아니고 아이 피하다 그런 사고가 났는데 평생 미안해하며 결혼도 안 하고 살 필요는 없지. 그 친구와 손절하시길" 등의 댓글을 남겼다.
반면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고 해도 결혼은 조용히 진행했을 것 같다", "쓰레기까지는 아니더라도 염치는 없는 것 같네" "나쁜 말 들었다고 억울해서 이런 글 쓰는 것 자체가 바람직한 마음가짐은 아닌 것 같다" 등 A씨의 행동을 부정적으로 보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 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