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국가대표 선수, 음주 후 훈련 불참+숙소 여성 동반… 뒤늦게 전해진 일

2023-12-05 16:06

add remove print link

선수촌 훈련 배제 처분에 선수 측 “억울하다” 주장

대한민국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수가 훈련 규정을 위반해 중징계 처분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실제로 징계 처분이 집행되지는 않았으나, 선수 측은 이 과정에서 불이익을 당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배드민턴 자료 사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뉴스1
배드민턴 자료 사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뉴스1

배드민턴 국가대표 A 선수가 세계 대회 출전을 앞두고 공식 훈련에 무단 불참하는가 하면 대회 기간 대표팀 숙소에 여자를 데리고 오는 등 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5일 스포츠서울을 통해 전해졌다.

매체에 따르면 지난 7월 전남 여수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의 일환인 '2023 코리아 오픈 배드민턴' 대회 당시 A 선수는 파트너가 부상을 당하면서 출전이 어렵게 되자, 술을 마시고 대표팀 공식 훈련에 제때 참여하지 않았다. 대회 기간에는 선수들이 합숙하는 숙소에 이성을 데리고 오기도 했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이 일과 관련 경기력향상위원회를 열고 A 선수에게 자격정지 2년의 중징계를 내렸다고 한다. 다만 징계가 너무 가혹하다는 지적이 일었고, 협회 이사회 승인이 불발되면서 실제로 집행까지 이뤄지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 선수는 이후 진천국가대표선수촌 훈련에서 배제됐고, 소속팀에서만 훈련을 받았다. 이 여파로 BWF 월드투어엔 나가지 못했으나, 지난 9~10월 열린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엔 출전했다.

지난 9~10월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대한민국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수단의 모습.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뉴스1
지난 9~10월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대한민국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수단의 모습.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뉴스1

해당 사태는 따로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고, 조용히 지나가는 줄 알았으나 A 선수 부모가 문제를 제기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A 선수 아버지는 최근 일부 매체 스포츠 기자를 통해 억울함을 호소, A 선수가 불이익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A 선수 부친은 "파트너가 다리를 다쳐 아들이 경기에 나가지 못하게 됐고, 너무 속이 상해 그날 저녁 동료 국가대표 선수 2명과 함께 술을 한잔했던 것"이라며 "(술을 마시고) 다음 날 아침 대표팀 (훈련) 집합 시간에 늦게 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들이 대표팀 코치진에게 머리 숙여 '잘못했다'고 했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라며 진정으로 반성하고 용서를 구했다. 그러나 대표팀 감독과 코치는 징계를 준다면서 아시안게임 준비기간에 아들을 선수촌에서 퇴촌시켰다"고 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당시 진행된 배드민턴 경기.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뉴스1
항저우 아시안게임 당시 진행된 배드민턴 경기.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뉴스1

이와 관련 대표팀 관계자는 스포츠서울에 "A 선수는 대한체육회와 대한배드민턴협회에서 마련한 강화훈련 지침 등을 위반했다. 술 마신 뒤 대표팀 훈련에 무단 불참했고, 훈련장도 이탈했다"고 밝혔다.

이어 "술은 마실 수도 있다. 애초에 그걸 문제로 삼으려던 것은 아니었다. 여자 등 다른 문제가 있었다"며 "A 선수를 설득했는데 반성하지 않아 협회에 구두 보고하고, 보고서를 제출했다. 국가대표로서 명예를 실추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협회 측 역시 "나랏돈을 받고 훈련하면서 대회에 나온 선수가 술을 마시고 훈련에 불참하고, 숙소에 이성을 데리고 온 게 올바른 행위냐. 이는 서약서 위반"이라며 "모범을 보여야 할 국가대표가 그럴 수 있느냐"고 A 선수의 잘못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협회 차원에서 선처해 아시안게임에 내보낸 것"이라며 "부모로서는 아들에 대한 징계가 불만이겠지만, 이 선수 행위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home 김혜민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