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면서 가해자와 접촉...” 회원 1000명 넘게 모인 '지인 능욕방' 피해자의 울분 (+영상)

2023-12-05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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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여성 정보와 나체 합성 사진이...”
“경찰은 외국 기업이라 수사 어렵다고 하더라”

다른 사람의 사진과 신상을 이용해 성적으로 능욕하는 범죄가 활개를 치고 있다. 피해자들은 심각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텔레그램에 1000명이 넘게 모인 사진 합성 채팅방 / 유튜브 'SBS 뉴스'
텔레그램에 1000명이 넘게 모인 사진 합성 채팅방 / 유튜브 'SBS 뉴스'

SBS 뉴스는 텔레그램에 1000명이 넘게 모인 사진 합성 채팅방 등 '지인 능욕' 실태를 지난 4일 보도했다.

제보자인 여대생 A씨는 지난달부터 SNS로 모르는 사람들에게 성희롱 메시지가 쏟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알고 보니 누군가 A씨 사진과 이름, 사는 곳 등을 텔레그램 내 지인 능욕 채팅방에 올리면서 신상이 퍼진 것이다.

"내 일상, 그들에겐 포르노"…1천 명 모인 '지인 능욕방' / 유튜브, 'SBS 뉴스'

A씨가 직접 확인한 채팅방엔 1000명이 넘게 모여 있었다. 여기엔 수많은 여성 정보와 나체 합성 사진을 만들어준다는 글들이 가득했다.

A씨가 이를 경찰에 신고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잡기 어렵다"였다.

A씨는 혼자 가해자와 접촉해 모욕적인 말을 견디며 울면서 신원을 특정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A씨는 "텔레그램이 '외국계 기업이라 못 잡는다'고 단호하게 말씀하시더라. 도와줄 사람이 없다고 판단해 직접 가해자와 접촉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또 다른 여성 B씨는 자신의 나체 합성 사진이 텔레그램을 통해 지인들에게 유포됐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B씨는 "나의 모든 일상이 그냥 그들에게는 포르노처럼 소비된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B씨는 가까스로 의심되는 인물을 찾아 경찰에 알렸지만, 확실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수사는 종결됐다.

B씨는 "수사 과정에서 훨씬 더 트라우마가 심했다. 피해자들이 모든 걸 감당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지인 능욕방 피해자 및 전문가 인터뷰 / 유튜브 'SBS 뉴스'
지인 능욕방 피해자 및 전문가 인터뷰 / 유튜브 'SBS 뉴스'

N번방 사태를 계기로 2020년 6월에 '딥페이크 처벌법'이, 지난 7월엔 스토킹 처벌법 내에 '온라인 스토킹' 항목이 추가됐다. 하지만 대부분의 범죄가 해외에 기반을 둔 SNS를 통해 이뤄지다 보니 범인을 잡는 경우는 절반도 안 된다.

일각에서는 해외 SNS 업체들의 협조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아동 청소년 범죄에 허용되는 '위장 수사'를 확대 적용해 수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