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역 화장실 청소하는 사람이 직접 밝힌 “내가 본 가장 희한한 쓰레기”
2023-12-05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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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돔이 왜 거기서 나와?”
사용한 에이즈 진단키트도...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지하철 꼴불견 추태는 익히 알려져 있다. 다리를 벌리고 앉는 남성 승객을 일컫는 ‘쩍벌남’부터 중년 남성들이 말뚝박기하고 담배 피우는 모습이 단적인 예다. 그런데 은밀한 공간인 화장실에는 어떤 해괴한 빌런들이 서식하고 있을까.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개드립에 올라온 비하인드 스토리를 보면 이에 관한 단서를 잡을 수 있다.
중소기업을 관두고 전철역에서 청소일 한 지 1년이 넘었다는 환경미화원 A씨는 지하철 이용객 천태만상을 소개했다.
그가 현시점에서 톱3로 꼽은 신기한 쓰레기들.
첫째는 다 쓴 콘돔. 남자 화장실에서 2번 발견됐다는데 이게 왜 여기서 나왔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둘째는 사용한 에이즈 진단키트였고, 셋째는 쓰다 만 교생일지였다.
그 외의 잔잔한 에피소드들도 많았다.
아침마다 화장실에서 웃통 까고 세면대에서 씻는 사람이 있다. 또 화장실 문을 안 잠그고 X을 싸는 사람을 지금까지 3명 봤다고 했다.
화장실에서 담배 피는 사람은 당연히 있었다. 개인적으로 A씨가 대단하다 생각했던 건 담배에 불붙이고 들어와서(피지는 않고) 자판기 커피 뽑아가는 사람이었다.
A씨는 "제일 많이 보는 쓰레기는 담배꽁초인데 옆에서 쓸고 있는데 꽁초 툭 던져버리고 가는 사람은 좀 밉다"면서 "화장실 소변기 앞에 오줌 바다를 만들고 가는 사람은 대부분 노인들이다"고 난감해했다.
또 "역 쓰레기통에 멀쩡한 것도 버리고 이상한 것도 버려서 신기한 쓰레기도 많이 봤다"며 "포장 안 뜯은 스낵류나 따지도 않은 음료수를 투척하거나 멀쩡한 옷, 얼마 쓴 것 같지도 않은 이불도 버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은 한 개 4000원씩 하는 유명 도넛집 도넛을 먹지도 않고 쓰레기통에 넣어놨던데 그렇게 버릴 거면 나 주지 싶었다"고 했다.
A씨는 자신의 처우도 공개했다.
근무는 주 6일 근무+교대 근무이고 명절과 주말에 다 일한다. 기본급으로만 최저시급을 딱 맞춰준다. 그래도 분기별로 복지포인트도 주고 명절에는 떡값이라고 돈 주고 해서 불만은 크게 없다고 했다. 솔직히 전에 다니던 중소기업보다는 많이 받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냥저냥 다니는데 남들한테 (이 자리를) 추천은 못 할 것 같다"며 글을 맺었다.
"에이즈 진단 키트 결과가 뭐였느냐"는 한 누리꾼의 질문에 A씨는 "음성이었다"고 답했다.
다른 누리꾼들은 "별의별 사람 다 만나네", "지하철 깨끗하게 탈 수 있게 해줘 고맙다", "쓰다 만 교생일지는 뭔가 서글픈 느낌이" 등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