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이재명 사퇴론' 첫 언급… 민주당 분위기 심상찮게 흘러간다

2023-11-30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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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그동안 오래 기다렸다”

이낙연 전 총리가 28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사단법인 연대와공생 '대한민국 위기를 넘어 새로운 길로'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뉴스1
이낙연 전 총리가 28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사단법인 연대와공생 '대한민국 위기를 넘어 새로운 길로'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뉴스1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사실상 이재명 당 대표에게 사실상 사퇴하라고 언급하고 나섰다. 이 전 대표가 이 대표 사퇴론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전 대표는 30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이 대표 재판을 대표적인 총선 리스크로 꼽으며 “일주일에 며칠씩 법원에 가는데 ‘이런 상태로 총선을 치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은 당연하다”며 “(이 대표에 대해서) 당에서 중지를 모으고 결단해야 할 것은 결단해야 한다. 그런 방법까지 제가 이야기할 수 있는 단계는 지난 것 같다. 그동안 오래 기다렸다”고 말했다. 의원들이 이 대표에게 물러나라고 압박해야 하는데 그런 단계를 지났으므로 이 대표가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자가 “이 대표가 본인 거취에 대해 표명해야 한다는 것인가?”라고 묻자 이 전 대표는 “더 이상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이 전 대표가 이 대표 사퇴론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전 대표는 ‘당내 의원들이 의견을 개진하지 않는 문제에 어떤 게 있냐?’는 물음엔 “공천이 걸려 있거나, 강성 지지자로부터 혼날까 봐 그러는 것도 있을 것”이라며 “(강성 지지자들은) 조금만 그들 입맛에 안 맞는 얘기를 하면 행패를 부린다”면서 “끔찍할 정도로 적대적이고 폭력적이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최근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비상대책위원장과 독대한 것을 두고 신당 창당 관측이 나오는 데 대해선 “그런(신당 창당) 얘기는 안 했다”라면서도 “무엇이 국가를 위해 제가 할 일일까를 늘 골똘하게 생각한다. 개인보다는 당, 당보다는 국가를 우선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활동해 왔다”고 말했다. 신당 창당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한 셈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0회 국회(정기회) 제12차 본회의에서 의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0회 국회(정기회) 제12차 본회의에서 의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 뉴스1

앞서 이 전 대표는 지난 28일 용산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싱크탱크 ‘연대와 공생’이 주최한 ‘대한민국 위기를 넘어 새로운 길로’ 포럼에 기조연설자로 나서 “제1야당 민주당이 오래 지켜온 가치와 품격을 잃었고 안팎을 향한 적대와 증오의 폭력적 언동이 난무한다. 참담하다”며 이 대표를 직격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은 긴 세월 동안 나름의 자생력과 회복력을 구사해왔으나 요즘은 그렇지 못하다”라면서 “과거의 민주당은 내부의 다양성과 민주주의라는 면역체계가 작동해 여러 문제를 걸러 내고 건강을 회복했지만 지금은 리더십과 강성 지지자들의 영향으로 그 면역체계가 무너졌다”고 비판했다.

그는 “면역체계가 무너지면, 질병을 막지 못하고 죽어간다”며 “그 결과로 민주당은 도덕적 감수성이 무뎌지고 국민의 마음에 둔해졌다”, “정책이나 비전을 내놓는 활동이 미약해졌고, 어쩌다 정책을 내놓아도 사법 문제에 가려지곤 한다”라면서 이 대표 문제를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