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이렇게 흐른다...군사정권을 다룬 영화들

2023-11-28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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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봄' 개봉 이후 군사정권 다룬 영화 관심
'남산의 부장들'부터 1987'까지 영화 집산

12.12 군사반란을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이 개봉 5일 만에 누적 관객 189만 명을 기록하는 등 상승세다. 이에 관객들을 중심으로 '서울의 봄의 시대적 배경과 함께 군사정권 시기를 담은 다른 영화들에 대한 관심도 부쩍 증가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흥행과 평가를 모두 잡은 작품들을 모았다.

남산의 부장들

영화 '남산의 부장들' 포스터 / 쇼박스 제공
영화 '남산의 부장들' 포스터 / 쇼박스 제공

2020년 1월 22일 개봉된 우민호 감독의 '남산의 부장들'은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손에 박정희 전 대통령이 암살된 10·26 사건과 그 일이 일어나기까지 40일 동안의 이야기를 되짚는 영화다. 김충식 작가가 쓴 동명의 논픽션 베스트셀러가 원작이다.

박 대통령(이성민)을 중심으로 중앙정보부장 김규평(이병헌), 전 중앙정보부장 박용각 (곽도원), 대통령 경호실장 곽상천(이희준)의 충성 경쟁과 배신들을 어떠한 미사여구 없이 담담하게 따라가는 게 특징이다.

등장인물들은 모두 역사적으로 잘 알려진 인물들이지만 모두 가명으로 등장했다. 여기에 대해 우 감독은 "실제 역사를 다루면서 영화적인 상상과 장치들을 발휘해서 역사의 벽을 넘어 확장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래야 관객이 보지 못한 해석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배우 이희준이 맡은 곽상천의 경우 실제 인물인 차지철 경호실장과 외모가 닮지 않아 미스캐스팅이란 지적이 있었으나, 배우가 엄청난 연기력을 선보이면서 그런 주장을 쑥 들어가게 만들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아쉽게도 손익분기점인 관객 수 500만에 살짝 미치지 못했지만, 배우들의 호연은 그러한 것을 잊게 할 정도였다.

서울의 봄

영화 '서울의 봄' 포스터 /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서울의 봄' 포스터 /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 22일 개봉한 영화 '서울의 봄'은 10·26 사건 이후 쿠데타로 정권을 탈취하려는 보안사령관 전두광(황정민)과 그에 맞서 서울을 지키려는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정우성)의 숨 막히는 9시간을 그린 작품이다.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했으나 일부 이야기와 캐릭터에 픽션을 가미했다.

영화 '서울의 봄'은 개봉 전 10일 연속 예매율 1위, 개봉 4일 만에 100만 돌파, 6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올겨울 극장가의 흥행 강자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가운데 전 연령층의 관객들이 영화에 대한 뜨거운 호평을 이어 나가고 있다.

12·12 군사반란을 소재로 한 '서울의 봄'은 당시 상황을 경험해 보지 못한 관객들에게 다소 생소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CGV 홈페이지 기준 20대 25.7%, 30대 30%로 연령별 고른 예매 분포를 보이고 있다.

특히 영화 엔딩을 장식하는 군가 '전선을 간다'는 기존과 달리 느릿하면서 장송곡처럼 변주되면서 암울했던 시기를 상징하는 것처럼 들릴 정도다.

화려한 휴가

영화 '화려한 휴가' 메인 포스터 /CJ 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화려한 휴가' 메인 포스터 /CJ 엔터테인먼트 제공

2007년 7월 개봉한 영화 '화려한 휴가'는 1980년 당시 전라남도 광주시에서 소소한 일상을 보내던 무고한 시민들이 총, 칼로 무장한 진압군에게 폭행당하고 심지어 죽임까지 당하는 무서운 일을 겪으면서 벌어지는 5·18 광주 민주화운동 열흘간의 이야기를 생생히 그렸다.

김지훈 감독이 연출했으며 배우 안성기, 박철민, 김상경 ,이요원, 이준기 등이 출연하면서 개봉 당시 6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해 흥행에 성공했다.

택시운전사

영화 '택시운전사' 메인 포스터 / 쇼박스 제공
영화 '택시운전사' 메인 포스터 / 쇼박스 제공

2017년 8월 개봉한 영화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광주의 참상을 전 세계에 알린 독일기자 위르겐 힌츠페터(1937~2016)와 그를 광주로 데려다 준 서울의 택시운전사 김사복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총 제작비 150억 원을 들인 이 영화는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1위로 출발해 6일째 손익분기점인 450만 명을 넘겼다. 이후 1000 만을 돌파하며 대한민국 역사상 16번째로 1000 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가 됐다.

전문가들은 이 영화가 당사자가 아닌 외부인의 시선으로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그려 관객의 폭넓은 공감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을 가장 큰 흥행비결로 꼽는다.

2007년 개봉한 영화 '화려한 휴가' 등 피해자의 시각에서 다룬 이전 영화들과 달리 소시민인 서울 택시운전사의 시선을 따라간 것이 관객들의 몰입을 유도했다는 것이다.

1987

영화 '1987' 메인 포스터 /CJ 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1987' 메인 포스터 /CJ 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1987'은 12·12 군사반란으로 정권을 잡은 전두환 정부에 맞서 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해 들고 일어난 박종철 고문치사사건과 6월 민주항쟁을 다뤘다.

1987년 1월 13일 서울대학교 언어학과 학생 박종철(여진구)이 수사관에게 연행되고, 남영동 대공분실로 끌려간 박종철은 경찰의 심문을 받던 중 각종 폭행과 고문을 받아 사망하고 만다. 상부에서 사건의 은폐를 지시하지만 끝내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려는 사람들에 의해 모든 진상이 밝혀지고 범국민적인 투쟁이 시작된다.

2018년 12월 27일 개봉한 영화 '1987'은 개봉 12일 만에 손익 분기점을 돌파한 후 최종 누적 관객수 720만 명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home 이범희 기자 heebe904@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