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뚜기'의 배신일까, 아닐까…가격인상 반나절만에 돌연 철회(+이유)

2023-11-28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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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 24개 제품가격 인상 철회...돌연 입장 바꾼 이유는

한 식품업계의 가격 인상을 두고 누리꾼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

일부 식품업체들은 최근 2년간 코로나19 사태와 원부자재, 인건비, 물류비 상승 등을 이유로 제품가격을 꾸준히 올려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합성 사진.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를 이용해 만들었습니다. / MS Bing Image Creator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합성 사진.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를 이용해 만들었습니다. / MS Bing Image Creator

서민들은 고물가 시대가 장기화되면서 부담이 더욱 커졌고 이에 정부는 가격 안정화를 위해 빵, 우유, 과자 등을 매일 점검하며, 가격 인상 자제를 주문하고 있다.

여기에 오뚜기가 다음 달부터 카레와 케첩 등 편의점 가공식품 가격을 인상하려던 계획을 돌연 철회하면서 누리꾼들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간편식 카레와 케첩 등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24개 제품에 대해 가격인상을 철회한다고 27일 밝혔다.

오뚜기는 지난해부터 누적된 원부자재 가격 부담이 올해까지 이어지면서 다음 달 1일부터 가격인상을 적용할 예정이었다.

분말 카레와 분말 짜장 제품(100g) 가격은 2500원에서 2800원으로 12.0%, 크림수프, 쇠고기 수프 등 수프류 가격(80g) 역시 2500원에서 2800원으로 12.0% 인상할 계획이었다.

가정간편식(HMR) 3분 카레와 3분 쇠고기 카레·짜장(200g) 등의 가격도 2000원에서 2200원으로 10% 올리고, 3분 미트볼은 2800원에서 3300원으로 17.9% 인상할 방침이었다.

또한, 토마토케첩(300g)은 2650원에서 3000원으로 13.2% 인상하고, 현미식초(500㎖)도 2100원에서 2200원으로 4.8% 올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뚜기 가격 인상은 반나절만에 철회됐다. 편의점 채널에 해당 사안에 대한 공문까지 보냈다가 가격 인상을 번복한 것이다.

오뚜기는 이번 가격 인상 철회는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와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민생안정에 동참하고자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부 압박에 따른 인상 연기로 임시 조치에 불과하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에 오뚜기 관계자는 "이번 가격인상 철회는 연기가 아닌 완전 철회"라며 "당분간 인상 계획은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누리꾼들은 일단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들은 "오뚜기 더 많이 이용해야겠다", "박리다매 매출 증가로 흥해라", "이래야 갓뚜기지", "와 갓뚜기 클래스", "오늘 퇴근 길에 오뚜기 케첩 꼭 사들고 가겠다" 등 의견을 보였다.

반면 일부에선 오뚜기 측 이번 조치에 의혹의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바로 철회할 거면 애시 당초 인상 통보 안 한다. 기왕 못 올리는 거 이미지 메이킹이라도 하자는 고단수 전략이다", "저런 거 다 홍보팀 작전임", "알바들 많이 풀었네"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런 반응이 나온 데는 나름 이유가 있다는 지적이다.

오뚜기의 그간 영업이익이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가격인상 없이도 고수익 호황을 누려온 탓에, 굳이 가격 인상에 나설 필요가 없음에도 발표 후 철회를 통해 이미지 관리를 하려는 게 아니었냐는 누리꾼들 평가다.

실제 오뚜기를 포함한 식품업체들의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예외없이 큰폭의 성장세를 달렸다.

오뚜기의 3분기 영업이익은 829억 원으로 87.6% 올랐고 라면업계 1위 농심 3분기 영업이익은 55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3.9% 올랐다.

삼양식품 영업이익은 434억 원으로 124.7% 증가했다. CJ제일제당은 전체 영업이익은 줄었으나 식품사업 부문 영업이익이 234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늘었다.

동원에프앤비 역시 3분기 영업이익이 41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성장, 빙그레의 경우 영업이익은 65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3.9% 수직 상승했다.

수치만 보면 기업들은 가격을 올릴 때마다 원부자재 값을 이유로 어려움을 토로했지만 정작 수치상으로는 큰 폭의 이윤을 남기고 있는 상황이었다.

다만, 식품업체들은 영업이익이 개선된 것에 대해 국내 가격 인상과는 관련이 없는 해외 사업 호조세와 기저효과라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와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부진했던 실적에 따른 기저효과라며 그마저도 대부분 해외 사업으로 벌어들였다고 설명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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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김태성 기자 taesung1120@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