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께서 별세하셨기에…” 내 번호로 부고 문자 480통이?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2023-11-28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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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이 진화하는 스미싱 범죄
2차 피해 주의… 예방법은

부고 소식을 위장한 스미싱(Smishing·악성 앱 주소가 포함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사기)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가짜 메시지를 눌렀다가 본인 이름으로 허위 모친상 문자가 수백 건 발송되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지난 27일 KBS '뉴스7' 보도 화면. 한 60대 남성이 최근 지인에게 받은 부고 문자 메시지 / 유튜브 'KBS News'
지난 27일 KBS '뉴스7' 보도 화면. 한 60대 남성이 최근 지인에게 받은 부고 문자 메시지 / 유튜브 'KBS News'

최근 스미싱으로 인한 2차 피해 사례가 나오고 있다고 KBS가 27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지난 19일 아는 사람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부고 문자를 받은 60대 남성 A 씨는 놀란 마음에 메시지에 포함된 링크(인터넷 페이지로 연결되는 주소)를 눌렀다. 그러나 아무 창도 열리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부친상을 당한 지인에게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부고장이 열리지 않습니다. 장례식장을 알려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답장을 보냈다.

한 60대 남성이 지난 19일 받은 부고 메시지. 문자에 포함된 링크가 열리지 않자, 지인에게 답장을 보내기도 했다. / 유튜브 'KBS News'
한 60대 남성이 지난 19일 받은 부고 메시지. 문자에 포함된 링크가 열리지 않자, 지인에게 답장을 보내기도 했다. / 유튜브 'KBS News'

그러나 부고는 사실이 아니었고, A 씨가 받은 메시지는 피싱 문자였다. 일정 금액이 소액 결제되는 등 익히 알려진 피싱 사기 수법과 달리 A 씨는 따로 돈이 빠져나가는 등 피해를 보지 않았고, 그렇게 별다른 문제 없이 지나가는 줄 알았다.

스미싱 피해를 당한 남성의 이름으로 허위 부고 메시지가 지인들에게 발송된 모습 / 유튜브 'KBS News'
스미싱 피해를 당한 남성의 이름으로 허위 부고 메시지가 지인들에게 발송된 모습 / 유튜브 'KBS News'

그런데 이틀 뒤 A 씨는 기가 차는 상황을 겪었다. 본인 이름으로 모친상 문자가 지인들에게 퍼진 것이다. 휴대전화 연락처에 저장된 번호로 보내진 허위 모친상 문자는 480건에 달했다. 해당 문자는 본인이 받은 것과 같은 링크가 포함된 피싱 사기 문자였다.

A 씨는 지인들에게 급히 메시지를 보내 "피싱 문자이니 열지 말고 삭제하라"고 알렸다. 하루에 보낼 수 있는 문자가 500통으로 제한된 탓에 사흘에 걸쳐 총 1200통의 문자를 보내 지인들의 피해를 막으려 애썼다.

2차 피해를 당한 남성의 지인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휴대전화를 새로 교체했다.  / 유튜브 'KBS News'
2차 피해를 당한 남성의 지인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휴대전화를 새로 교체했다. / 유튜브 'KBS News'

미처 A 씨가 추가로 보낸 메시지를 확인하지 못한 A 씨 지인은 별다른 의심 없이 허위 부고 문자에 있는 링크를 눌렀다고 한다. 이후 A 씨에게 상황을 전해 듣고는 즉시 휴대전화를 교체했다. 빠른 대응 덕에 추가 피해를 막은 것으로 전해졌다. A 씨 지인은 KBS에 "(휴대전화를) 한 1년 정도밖에 사용을 안 했는데 그냥 유심칩하고 다 (새 걸로) 바꿨다. 그래야 좀 마음이 놓일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한편 연말이 다가오면서 부고나 건강검진 등을 악용한 스미싱 문자가 활개를 치고 있다. 스미싱에 당하면 연락처나 금융 정보 등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

경찰은 스미싱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택배나 모바일 청첩장, 부고장, 건강보험 등 메시지를 받을 경우 첨부된 링크를 열어보지 말 것 △만일 열어봤다면 백신 검사를 하거나 휴대전화 초기화 작업을 할 것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신용카드나 계좌 사용 정지를 신청할 것 △금융당국 사이트에서 도움을 받을 것 등을 당부했다.

home 김혜민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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