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수 꿈꾸던 15세 소녀 이예원 양, 장기기증으로 5명 생명 살리고 사망

2023-11-27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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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전 갑자기 두통 호소하며 쓰러져
끝내 의식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

대학교수를 꿈꾸던 15세 소녀가 갑자기 뇌사 상태에 빠졌다.

이 소녀는 장기기증으로 5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5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난 이예원 양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5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난 이예원 양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예원(15) 양이 지난해 5월 11일 분당차병원에서 심장, 폐, 간, 신장 좌우 양쪽을 기증했다고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이 27일 밝혔다.

이예원 양은 같은 해 4월 26일 집에서 저녁 식사 전 갑자기 두통을 호소하며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았다. 하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

이예원 양의 가족들은 뇌출혈 수술 일주일 뒤 의료진으로부터 곧 심장도 멎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때 가족들은 평소에 남을 배려하고 돕기를 좋아한 이예원 양이라면 장기기증에 나섰을 것으로 생각하고 뜻깊은 일을 하고 떠나길 바라는 마음에서 장기기증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예원 양의 어머니는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이렇게 갑자기 이별할 줄은 생각하지 못했고 지금도 네가 없는 현실이 믿어지지 않아. 예원이 너를 처음 품에 안았던 따뜻했던 그 순간을 엄마는 잊을 수가 없다. 엄마, 아빠에게 넌 기쁨이었고 행복이었어. 너무 착하고 예쁘게 자라줘서 고마워. 그리고 사랑해"라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이예원 양의 아버지도 "하늘나라에 매일 같이 편지로 일상을 전하며 딸을 그리워하고 있다. 예원이에게서 새 생명을 얻은 분들이 건강하게 예원이 몫까지 열심히 살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예원 양은 경기도 평택에서 두 딸 중 첫째로 태어났다. 밝고 쾌활하고 누구에게나 먼저 인사하는 예의 바른 아이였다.

초등학교 시절 반장을 도맡았고 중학교 3학년 때는 반에서 부회장을 하기도 했다. 중학교 2학년 첫 시험에서 전교 1등을 할 정도로 똑똑하고 운동도 잘한 것으로 전해졌다.

어릴 적부터 책 읽는 것을 즐기고 특히 별자리 보는 것을 좋아해 커서는 천문학을 공부하고 싶어 했다.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는 데다 누군가를 가르치는 직업이 하고 싶어 대학교수의 꿈을 키워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예원 양이 다니던 학교에서는 중학교 3학년 과정을 마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고인에게 올해 1월 명예졸업장과 모범상을 수여했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