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영 하늘궁서 '불로유' 마시고 80대 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2023-11-26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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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궁에서 판매하는 불로유 마신 것으로 드러나
정확한 사인 밝히기 위해 국과수에 부검 의뢰

허경영 국가혁명당 명예대표의 종교시설인 하늘궁에서 8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허경영 국가혁명당 명예대표 ./  연합뉴스
허경영 국가혁명당 명예대표 ./ 연합뉴스

26일 경찰과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전 10시 30분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하늘궁에서 제공한 우유를 마셨다”는 내용의 119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곧바로 출동했고, 경기 양주시 장흥면의 하늘궁에서 운영하는 모텔 2층에서 80대 남성 A씨가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양주 경찰서 자료사진 / 연합뉴스
양주 경찰서 자료사진 / 연합뉴스

A씨는 허경영 대표의 신도로 최근 아내와 함께 하늘궁에 입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발견될 당시 그의 주변에는 마시다 만 우유가 있었다. 일반 우유에 허경영 대표의 스티커를 붙인 뒤 ‘허경영’ 이름을 외치고 상온에 보관한 ‘불로유’로 하늘궁에서 판매하는 것이다.

A씨 부부는 하늘궁에서 판매하는 이 우유 제품을 직접 구매했고, A씨는 하늘궁에 입소한 뒤 별다른 음식을 섭취하지 않고 불로유만 마신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평소 지병이 있어 아내와 함께 요양원에서 생활하다 최근 하늘궁에 입소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유가족 측에서 신고해 사건을 접수했다”고 설명했다.

불로유를 홍보하는 허경영 대표/ 유튜브 '허경영강연짤'
불로유를 홍보하는 허경영 대표/ 유튜브 '허경영강연짤'

경찰은 A씨의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다. 또 현장에서 수거한 우유에 대해 독극물 검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하늘궁 측은 해당 우유 제품은 썩지 않고, 마시면 만병이 사라진다고 주장하며 신도들에게 판매 중이다.

허 대표의 공식 블로그에서는 이 불로유에 대해 “섭취량은 하루영양소에 맞춰서 먹는 것이 좋다. 한 번에 많이 먹으면 안 된다”면서도 급성 건선 등 증상을 치유한 적이 있다고 소개한다.

하늘궁 측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A씨는) 입소한 지 이틀밖에 되지 않았다”며 “정확한 내용은 대답하기 어렵다”고 답변했다.

home 이범희 기자 heebe904@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