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 내시경 검사 중 '파리'가 발견됐다… 담당 의사 “대장에서 부화한 듯”

2023-11-24 17:06

add remove print link

“환자가 먹었던 상추에 붙은 알이 부화했을 가능성”

대장에서 발견된 온전한 형체로 발견된 파리. / 미국소화기학회지 홈페이지
대장에서 발견된 온전한 형체로 발견된 파리. / 미국소화기학회지 홈페이지

미국에서 대장 내시경을 받던 60대 남성의 배 속에서 온전한 형태의 파리가 발견됐다.

23일(현지 시각) 미국 매체 인디펜던트지에 따르면 최근 미국 미주리주(州) 한 대학병원 의료진은 정기 건강검진을 받던 A(63)씨의 대장 내시경 도중 결장 일부인 횡행결장 벽면에서 파리 성체 한 마리를 발견했다.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했던 A씨는 크게 당황했지만, 더 놀란 건 의료진이었다.

입으로 들어간 파리가 위산을 피해 장까지 내려갔다고 하더라도 심한 굴곡에 빛이 없는 대장 중간까지 도달할 가능성은 없기 때문이다.

A씨는 대장 내시경을 위해 장정결제를 먹은 것 외에 전날 섭취한 음식은 없었으며, 검사 이틀 전 피자와 상추를 먹은 게 전부라고 밝혔다.

상추 자료 사진. / 픽사베이
상추 자료 사진. / 픽사베이

주치의였던 매튜 벡톨드 미주리 의대 소화기내과 과장은 매체와 인터뷰에서 “환자의 대장 안에 파리가 달라붙어 있었고 나와 다른 의사들이 모여 검침 도구로 ‘쿡’ 찔러서 죽었는지 확인했다"며 "파리는 움직이지 않았고 확실히 죽어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파리가 환자의 입을 통해 들어갔다면 소화효소와 위산이 파리를 분해했겠지만 너무 온전한 상태였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유력한 가설은 환자가 먹었던 상추에 파리알이나 유충이 있었고 그 알이 살아남아 부화했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리나 파리 유충이 체내에 침입해 감염되는 병을 구더기증(myiasis·승저증)이라고 한다. 보통 치료받지 못한 상처에 파리가 알을 낳으며 감염되는데, 과일이나 채소에 묻은 알을 먹어 걸리기도 한다.

사람에게도 발생할 수 있지만 대부분 개와 고양이 같은 동물들이 겪는 병이다. 치료 방법은 파리 종과 기생 부위에 따라 다르지만, 심한 경우 살을 찢어 제거하는 수술적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이번 사례는 미국소화기학회지(American Journal of Gastroenterology) 최근호에도 실렸다.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픽사베이 자료사진.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픽사베이 자료사진.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