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전 충남지사, 유명 여배우에게 부담스러울 정도로…” 폭로 떴다
2023-11-24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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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수행비서 문상철씨가 기록한 안희정 몰락 과정
“안희정, 여기자들과의 저녁식사 자리 유독 좋아해”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장과 변질 과정을 조명하는 책이 나왔다. 안 전 지사 수행비서였던 문상철씨가 안 전 지사의 비상과 추락을 그린 '몰락의 시간'(메디치미디어)을 24일 펴냈다.
안 전 지사와 함께한 7년 동안을 기록한 책은 촉망받는 정치인의 성장 과정, 권력의 맛에 취해 점차 변질돼가는 과정을 가감 없이 들려준다.
책은 ‘미투’ 사건은 안 전지사의 몰락의 시간을 가속화한 결정적인 사건이었을 뿐 이미 오래 전부터 안 전 지사의 몰락이 예견됐다면서 누구라도 제2의 안희정, 제3의 안희정이 될 수 있음을 강력하게 경고한다.
이 같은 경고를 위해 책을 쓴 까닭에 인세 수입이 전부 한국성폭력상담소를 통해 성폭력 피해자들의 회복을 돕는 데 사용된다.
책에 따르면 충남도지사로 처음 당선됐을 당시 안 전 지사는 정치에 대한 남다른 신념이 남달랐다. 결재서류를 없애는 등의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며 도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정치·경제·외교·문화·사회 분야의 다양한 전문가들을 초빙해 공부하는 촉망받는 정치인이었다.
하지만 서서히 공무원 의전 카르텔에 포섭돼 가며 현실 정치에 물들어갔을 뿐만 아니라 영웅 심리에 젖은 정치인으로 변해갔다. 대통령이란 최고 권력을 향한 욕망으로 인해 자본의 달콤함에 관대해졌다. 일그러진 권력은 인권 문제에도 소극적으로 변해갔다. 사고방식과 행동, 태도가 서서히 변질하다 마침내 부패하고 붕괴한다.
문씨는 1980년대 운동권 동아리 같은 참모 그룹이 안 전 지사의 부패에 일조했다고 지적한다. 참모 그룹은 학생운동과 선거로 철저하게 검증된 친분, 술로 매일매일 서로를 확인하는 음주 문화, 조직 구성원의 문제는 철저히 감싸주고 외부에는 배타적인 문화들로 얽혀 있었다고 문씨는 말한다.
잘 알려져 있는 것처럼 안 전 지사는 여자 문제로 몰락했다. 충남지사 정무비서와 수행비서를 지낸 김지은씨가 안 전 지사에게 8개월에 걸쳐 성폭행 및 성추행을 당했다고 2018년 주장했다. 그 일로 안 전 지사는 도지사직에서 사임하고 위력에 의한 간음·추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재판 과정에서 안 전 지사는 합의에 의해 김씨와 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했다. 불륜 관계였다는 것이다. 2018년 8월 1심은 무죄를 선고했다. 2019년 2월 2심은 징역 3년 6월을 선고했다. 2019년 9월 대법원은 2심 판결인 징역 3년 6월형을 확정했다.
책은 당연히 안 전 지사의 여성 편력을 다룬다. 문상철씨는 ”오래전부터 수행비서들은 인수인계를 주고받을 때 항상 지사의 여성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안 지사의 여성 관계에 대해선 봐도 못 본 것이고,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무조건 지켜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라면서 ”일정 중에도 여성과 관련된 비공개 일정들이 많았다”고 말한다.
문씨는 안 전 지사가 대선후보 경선을 치르는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유명 여배우를 보기 위해 차를 돌리기까지 했다고 폭로한다. 그는 당시 잡혀있었던 스튜디오 촬영이 못마땅했던 안 전 지사가 스튜디오에 여배우가 와 있다는 얘기를 듣고선 속도를 내라며 다그쳤다고 폭로했다. 안 전 지사는 여배우에게 부담스러울 정도로 가까이 다가가 계속 말을 건 까닭에 곁에서 보기에도 불안했다고 문씨는 밝혔다. 결국 여배우가 얼굴에 불쾌한 기색을 비치며 스튜디오를 떴다고 문씨는 전했다.
문씨는 안 전 지사가 여기자들과의 저녁 자리를 유독 좋아했다고도 전했다. 그는 안 전 지시가 한 여기자와 저녁을 하려고 예정된 일정까지 취소했으며, 주위를 물리치고 차 뒷좌석 옆자리에 기자를 태웠다고 폭로했다. 그런 안 전 지사를 보며 문씨는 '내가 지금 맞는 사람을 지지하고 있는 건가'란 회의가 들었다고 했다.
안 전 지사는 외모를 치장하는 데도 큰 시간을 할애했다. 문씨는 안 전 지사가 다른 정치인들과 외모로 승부하겠다는 생각으로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했다면서 "몸에 딱 붙는 슈트핏을 유지하려고 안경닦이조차 몸에 지니고 다니지 않았다"고 적었다.
그는 책을 펴낸 이유에 대해 “내가 겪은 일들이 감히 나 혼자서만 간직할 수 있는 사유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공공의 영역에서 경험한 나의 일들은 모두가 알고, 함께 고민해야 할 사회의 공공재였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