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원 들여 제작한 쉐프 로봇이 튀긴 치킨을 맛본 학생들의 반응

2023-11-23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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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곡중, 전국 최초 급식 로봇 도입
맛본 학생들 “튀김은 예전보다 맛있어” 감탄

서울시교육청이 전국 최초로 서울 성북구 숭곡중학교에 급식 로봇을 도입한 가운데 조리 과정이 공개됐다. 학생들 반응은 어떨까.

서울시교육청은 서울 성북구 숭곡중학교에서 지난 8월 전국에서 처음으로 도입된 급식 로봇을 22일 공개했다.

요리하는 급식 로봇 첫 공개 / 연합뉴스
요리하는 급식 로봇 첫 공개 / 연합뉴스

서울시교육청은 학교 급식실 노동자가 조리흄(조리 중에 발생하는 미세분진) 등 발암물질로 인해 폐 건강이 악화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10억 원을 들여 급식 로봇을 제작했다.

기존에 있던 7명의 조리사와 영양사는 그대로 일하며 로봇은 온도가 높고 위험한 볶기, 국 만들기, 유탕 등 위험한 일을 담당한다.

아침마다 각 메뉴에 맞춘 매뉴얼 입력으로 그날 그날 지시를 받으며 사람이 회전 방향, 회전속도, 온도 등 로봇의 오늘 일과를 세밀하게 설정할 수 있다.

학교 이름을 따서 각자 ‘숭뽀끔’(볶음), ‘숭바삭’(튀김), ‘숭국이’(국·탕), ‘숭고기’ 등의 이름을 받은 로봇들은 이날 메뉴 중 갈비 맛 양념통닭과 쇠고기 탕국, 볶음밥, 김치 볶음 등을 만드는 데 투입됐다.

쉐프 로봇이 만든 요리를 맛본 학생회장 조형찬 군은 "너무 맛있다"고 감탄했다. 그는 "급식실 아주머니들의 손맛이 안 들어가서 맛이 없을 줄 알았는데 로봇이 고수처럼 잘 만들어줘서 더 맛있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부회장 한다희 양도 "(치킨) 튀김은 예전보다 더 맛있어진 것 같다. 예전에는 바삭함의 차이가 있었는데 이제는 전체적으로 다 바삭바삭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요리하는 급식 로봇 첫 공개 / 연합뉴스
요리하는 급식 로봇 첫 공개 / 연합뉴스

서울시교육청이 이 학교에 근무하는 급식실 종사자 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83%가 근무 여건 개선에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86%는 기존 대비 25∼30% 업무가 경감됐다고 답했으며, 85%는 사업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혜영 송곡중 영양사는 "튀김과 볶음은 로봇이 참 잘한다. 저희는 만족하고 있다"며 "조리원들이 기존에는 튀김을 만들 때 2∼3시간 직접 튀겨야 했는데, 이 업무가 끝나면 밥을 못 먹을 정도로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개선되면 좋을 점을 묻자 "로봇이 힘들다고 한다면 단지 청소할 때 세밀하게 더욱 닦아야 한다는 점이다. 할 수만 있다면 다양한 학교에서 활용됐으면 한다"고 답했다.

home 신아람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