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맞은 줄 알았는데… 택시서 '100억 수표' 발견 해프닝

2023-11-22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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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결과 “가짜수표로 확인”
진짜라면 보상금은 얼마나?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로 제작한 AI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로 제작한 AI 이미지.

택시에서 액면가 100억원의 수표가 든 지갑이 발견됐다. 경찰에 분실물 습득 신고를 하는 등 야단법석을 떨었는데 알고 보니 가짜수표였다. 최초 발견자인 승객은 수표가 진짜였다면 로또 보상금을 탔을 거라며 못내 아쉬워했다. 과연 그럴까.

20일 헤럴드경제에 따르면 회사원 A씨는 지난 17일 저녁 8시께 택시로 귀가하던 중 뒷자리에서 검은색 지갑 하나를 우연히 발견하고 화들짝 놀랐다. 지갑에 5억원 자기앞 수표 한 장과 꼬깃꼬깃 구겨진 100억 수표, 현금 30여만원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지갑은 앞선 승객이 분실한 것으로 추정된다.

A씨는 택시 기사와 상의해 곧바로 인근 경찰서에 분실물 습득 신고를 했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수표는 가짜로 판명 났다. 지갑 주인이 부적처럼 짝퉁 수표를 지갑 속에 간직해왔던 것이다.

A씨는 매체에 “평생 볼 수 없는 100억 원 수표를 보고 깜짝 놀랐다"며 "주위에서 법정 사례금을 이야기하며 로또를 맞았다고 했는데 일장춘몽으로 끝났다”고 아쉬워했다.

수표가 진짜였다면 A씨는 일확천금의 보상금을 받았을까.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현행 유실물법상 타인의 물건을 습득해 돌려준 사람은 물건값의 5~20%를 보상금으로 받을 수 있다. A씨는 최대 20억원을 탈 수 있다는 계산이지만 실제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은 훨씬 적다.

현금과 달리 수표는 액면 금액이 그대로 인정되는 케이스가 적기 때문이다. 특히 통상적으로 쓰이지 않는 고액의 수표는 은행 발급 절차가 까다롭고 유통성이 낮으며, 분실 신고가 됐을 가능성이 커 습득자가 임의로 사용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우리 판례는 분실 신고가 된 고액 수표의 보상금 기준금액을 액면 가액의 20분의 1 정도로 평가했다. 이에 따르면 100억원짜리 수표의 평가 금액은 5억원이 되고, 따라서 보상금액은 그 5~20%인 2500만~1억원이 된다.

게다가 보상금은 소득세법상 기타 소득이기에 22%의 세금을 떼고 지급받게 된다. 결국 A씨로선 1950만~7800만원 가량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결코 적은 금액은 아니지만, 로또라고 부르기엔 민망한 액수다.

한편 길거리, 공공시설 등에서 주운 돈을 마음대로 갖는 것은 점유이탈물 횡령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1년 이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